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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8 조회수2,349 추천수13 반대(0)

지난 어머니 날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공동체 모임은 중단 되었지만 ‘Drive through Blessing'이 있었습니다. 한국인의 번뜩이는 지혜를 볼 수 있었습니다. 교우들이 차를 가지고 성당 마당으로 왔습니다. 사제들은 차 안에 있는 교우들에게 강복을 주었습니다. 교우들은 차 창문을 열고 사제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였습니다. 어떤 교우는 마침 축일을 맞은 사제를 위해서 차에 신부님 축하합니다. 건강하세요.’라는 글을 적기도 했습니다. 사제와 교우가 함께 만나 미사를 봉헌하고, 강복을 받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교회에는 강복, 안수, 축복, 축성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비슷한 면도 있고, 약간 다른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통된 점이 있다면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사람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를 청하는 것입니다. 아픈 사람에게는 병을 이기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것이지만 사용할 때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새 사제의 첫 강복은 교황님과 주교님들께서도 무릎을 꿇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습니다. 교황님과 주교님은 새 사제의 강복을 받으면서 새 사제들이 참된 목자가 되기를 하느님께 청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길을 떠나는 아브라함을 축복하셨습니다.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처럼 자녀가 많아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이사악, 야고보에게도 주어졌습니다. 야고보는 하느님의 축복을 받기위해서 씨름까지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자손을 많게 해 주시는 것이고, 젓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서 이렇게 축복해 주십니다. ‘이제 여인에게서 한 아이가 탄생할 것이다. 그 아이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다.’ 임마누엘은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이 가장 큰 축복입니다. 구약의 역사는 언제나 한결같으신 하느님의 사랑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지는 축복의 역사입니다. 그것은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많은 축복을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입니다. 나는 이제 여러분을 벗이라고 부릅니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지만 벗은 친구가 하는 일을 다 압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평화를 줍니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릅니다. 성령을 받으십시오. 여러분이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내가 세상을 이겼습니다. 새로운 계명을 줍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여러분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푸십시오.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주고, 복음을 전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하셨고, 제자들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비록 제자들이 두려워했고, 예수님을 배반하였지만 예수님의 축복은 한결같으셨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은 자녀들을 위해서 많은 것을 줍니다. 물질적인 축복을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스펙을 쌓아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축복해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세례를 받은 날, 견진을 받은 날, 아이들의 축일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며 함께 기도하고, 축복해 주면 좋겠습니다. 사제서품 받은 날, 축일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축복해 주면 좋겠습니다. 목욕물을 버리다가 아이를 버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과학과 기술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어쩌면 아름다운 교회의 전통을 낡은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도 쉽게 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신화와 신앙은 먼 옛날의 낡은 이야기가 압니다. 신화와 신앙은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의로움이 담긴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유산입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어쩌면 우리가 잊고 사는 강복, 축복, 안수, 축성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신앙인이라는 것을 말이 아니라 삶으로 행동으로 드러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화려한 꽃의 모습이 아니라, 어두운 땅 속에서 양분을 찾는 뿌리의 모습으로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한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 세상은 어두운 밤하늘의 은하수와 같습니다. 은하수가 있기에 밤하늘이 아름다운 것처럼 이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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