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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함께하는 신앙의 힘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12 조회수1,677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은 수도원에서 개인피정을 한 지 삼일이 되는 날입니다. 성전에서 수사님들과 공동으로 기도하는 시간 외에는 숙소에서 일절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가게 될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환경에 적응하려고 미리부터 연습을 하려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잠시 밖에 나갔다가 먹을 것을 좀 사려고 마트에 나가려고 했는데 신부님께서 특별히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왠만하면 나가지 않는 게 그 생활에 적응하려면 그렇게 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하셔서 먹을 것은 내일까지 있을 동안은 충분하지만 물은 여기 나오는 물 자체도 바로 먹을 수가 있다고 주방 자매님께서 말씀하셔서 그냥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도 신부님께서 아침 기도와 미사 후에 식사하시고 따로 시간을 내주시고 한 시간 반 가량 대화를 나누고 올라가셨습니다. 첫날과 어제, 오늘 이렇게 간간이 신부님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수도생활의 면면과 어려운 부분을 어느 정도 많이 이야기해 주셔서 마음에 각오를 다지기는 하긴 합니다.

 

신부님께서도 나중에 수도생활을 하게 되어 면회를 오시게 되면 서로 수도복을 입은 모습으로 만나는 게 실현되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봉쇄라도 면회를 오시는 분이 수도자이면 허용해 주는 측면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 수도생활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해 주셨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두렵다는 느낌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어려운 길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그동안 근 신부님을 안 지가 5년이 다 되어 가지만 실제 간혹 예전에도 수도생활의 어려움을 이야기는 약간 해 주시기는 했지만 좀 더 내부적인 문제는 잘 몰랐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그런 부분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여타 다른 수도원에서 피정도 하고 하면서 느낀 것이 있지만 실제 내부적인 고충을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공동체 생활에서 오는 생각지도 못한 말 못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게 수도원 내에서 수도자분들이 지고 가야 하는 십자가라고 하셨습니다. 선의의 목적으로 수도생활을 하지만 본의 아니게 전혀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공동체에 어려움을 주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사실을 수도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그런 걸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거기서 오는 심적인 부담도 만만찮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어제 저녁기도 후에 묵상을 좀 했습니다.

 

세상에 남남으로 만나 부부로 사는 사람도 그것도 혼자인 사람과도 때로는 맞지 않아서 이혼도 하는 그런 상황인데 아무리 수도생활이라고는 하지만 최소 열 명 이상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데 그런 일이 부부에게서 일어나는 문제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아침에 신부님과 이야기하면서 어떤 책에서도 언급한 것을 봤지만 실제 오늘 신부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한 공동체 수도자와 서로 맞지 않아서 힘든 인간관계가 있는 경우에도 정말 절실하게 그 수도자의 도움을 받게 될 경우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공동체 내부의 사람들과는 대립관계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으로 인해서 때로는 힘을 얻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쩌면 이런 걸 통해서 서로서로를 알아가고 또 혼자서는 살 수가 없고 이 길을 갈 때 절대 공동체의 힘이 아니면 절대 갈 수가 없다고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래서 공동체의 힘이 소중하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의 교훈은 이렇습니다. 이건 비단 수도원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본당 뿐만 아니라 본당 사도직, 기타 신심단체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앙은 혼자서 하는 외톨이 신앙은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신앙은 공동체라는 힘으로 그 힘 속에서 자신의 신앙을 발전시키는 게 건강하게 신앙을 가꾸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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