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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12 조회수2,198 추천수12 반대(0)

어린 시절의 기억입니다. 가끔 동네에 뻥튀기 아저씨가 왔습니다. 옥수수, , 보리를 가져다주면 기계에 놓고 한참을 돌립니다. 그리고 아저씨가 큰 소리로 뻥이요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귀를 막고 보았습니다. 아저씨가 막대로 돌아가던 통을 열면 큰 주머니로 강냉이가 들어가고, 쌀 과자가 들어가고, 보리과자가 들어갔습니다. 고소하고 달달했던 뻥 과자를 먹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중학생 때의 기억입니다. 공부를 그다지 잘 못했습니다. 그런 제게 동기부여를 해 주신 분이 있습니다. 10등 안에 들면 자전거를 사 준다고 하셨습니다. 뒤에서 맴돌던 제가 10등 안에 든다는 것은 땅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가지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했고, 마침내 9등을 했습니다. 그때의 기분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얻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입니다.

 

제가 살면서 나름대로 세운 원칙이 있습니다. 100원 짜리를 95원에 사면 그런대로 잘 한 것입니다. 105원에 사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100원 짜리를 50원에 산다고 하면 그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물건에 문제가 있거나, 사기를 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100원 짜리를 150원에 산다고 하면 그것도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시세를 알아보지 않고, 성급하게 결정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수조원대의 사기로 물의를 일으킨 투자증권회사가 있었습니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하였고,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몰려들었습니다. 높은 수익률은 당연히 원금의 손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금의 보장이 안 될 수 있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높은 수익에 눈이 멀어 덥석 큰돈을 투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을 속이는 사람은 당연히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속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도 있습니다.

 

오늘 엘리사는 12마리의 겨릿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가 12마리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12마리의 겨릿소를 가지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엄청난 땅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엘리사는 엘리야를 만났고, 이제 겨릿소를 모두 포기합니다. 재산과 땅을 모두 포기하고 엘리야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엘리사는 분명 엘리야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바알의 예언자들을 물리친 이야기, 아합 왕의 잘못을 올바르게 지적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엘리사에게 이제 재산과 땅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 더 가치 있고, 더 보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축일로 지내는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도 작은 형제회 수도회를 선택했습니다. 작은 형제회 수도회는 아프리카로 선교를 갔었고, 안토니오 성인은 아프리카로 선교를 가는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선택은 기준이 있습니다. 재물, 성공, 권력, 명예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서는 그것들이 많은 것들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직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것도 좋은 보상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선택들이 모여서 지금의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원하는 곳으로 휴가를 갈 수 있고, 좋은 집을 살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좋은 공연을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기준은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오늘 엘리사가 선택했던 것처럼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꺼이 좋은 직장을 포기 할 수 있고, 아프리카로의 선교를 떠나기도 합니다. 그분들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화, 행복,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렇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강론자는 자신이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고 예수 그리스도께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언제나 그분의 사랑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확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마주하면서 강론자는 자신의 삶이 그 아름다움에 대한 충분한 찬미가 되지 못한다고 자주 느껴서 그토록 위대한 사랑에 더욱 충실하게 응답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마음을 열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말씀이 자신의 삶에 와 닿지 못하게 한다면, 그 말씀이 자신을 반성하도록 이끌지 못한다면, 그 말씀이 자신에게 권고가 되지 않는다면, 그 말씀이 자신을 흔들어 놓지 않는다면, 그 말씀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그는 분명히 거짓 예언자, 사기꾼, 협잡꾼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151)

 

교황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오늘 복음 묵상을 하니 명확하게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지키고 따르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자신의 욕심과 자신의 뜻을 먼저 찾으려는 것은 사기꾼의 행위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너희는 말할 때에 .’ 할 것은 .’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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