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라헬 아들들의 축복[51]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3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12 조회수1,71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1. 라헬 아들들의 축복

 

요셉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그의 두 아들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에프라임과 므나쎄 지파는 북 왕국의 지도적 위치를 차지한다. 사실 야곱은 손자들을 자신의 양자로 삼아 아들과 동일한 항렬에 올려세웠다. 그는 각 손자에게는 별도로 내리지 않고 오직 요셉에게만 축복한다. 그 이유는 자연 두 손자에게 그대로 전수되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요셉에게 아주 부강하면서도 풍요로운 축복을 내린다.

 

야곱이 라헬의 자식들에 축복으로 먼저 요셉에 대해 언급한다. “요셉은 열매 많은 나무 샘 가에 심긴 열매 많은 나무다. 그 가지가 담장 너머로 곧장 뻗어 간다.” 이는 요셉의 무한한 번영을 가리킨다. 구약 성경에 언급된,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시편 1,3) 와 같이, 요셉은 야곱의 아들 중 가장 의로운 사람으로 묘사되기에, 무성한 잎과 많은 가지를 지닌 나무로 그려지는 것은 어쩌면 아주 당연한 일이다.

 

이어서 야곱은 요셉의 사람 됨됨이에 대해서도 몇 마디 보탠다. “활을 쏘며 덤벼들었어도, 그의 활은 든든히 버티고 있으며, 그의 손과 팔은 그야말로 날쌔었다. 이는 야곱의 힘센 장사의 손, 이스라엘의 목자요 바위이신 분의 이름 덕분이고, 네 아버지의 전능하신 하느님 덕분이다. 그분께서 너를 영원토록 도우시리라. 이 모든 게 다 전능하신 분 덕분이다.” 이처럼 요셉은 원수들의 공격에도 결코 패배하지 않았단다. 이는 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끝까지 함께하신 덕분이라나.

 

사실 요셉은 아버지 이사악과 할아버지 아브라함과는 달리, 하느님과의 대화는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실제 대면이나 환시에서조차 그분과의 교감은 아예 없었다. 다만 꿈에서나마 그의 훗날을 나름으로 예상해 보는 그것이 전부였다. 성조들에게 흔하디흔한 하느님과의 영적 교감이나 환시 등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 꿈도 다만 꿈에서나마 본 것이었지, 어쩌면 지나고 나면 꿈이었는지, 생시였는지도 모르는 것일 수도.

 

그렇지만 요셉은 달랐다. 꿈이라면 요셉이라 하였지만, 그가 꾼 꿈은 단 두 번뿐이었다. 그런데도 그 꿈이 다 실제 현실로 이루어졌다. 자가가 꾼 꿈에다가, 남들이 꾼 꿈을 해몽해 준 덕택으로, 요셉 자신이 꾼 꿈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한때는 형님들에게는 비록 꿈쟁이(37,19)로 멸시받기도 하였지만, 그 꿈은 완벽하게 현실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가 꾼 그 꿈대로 이루어주신 분은 분명히 하느님께서 하셨다고 그는 형님들에게 솔직히 고백한다(50,20).

 

드디어 야곱은 요셉에게 마지막 축복을 남긴다. “그분께서는 너에게 복을 담뿍 내리시리라. 위에 있는 하늘의 복은 물론, 땅속에 놓여 있는 심연의 복, 젖가슴과 모태의 복까지도 두루 내리시리라. 네 아버지의 복은 예로부터 있었던 산들의 복보다, 처음부터 깔려있던 언덕들의 탐스러운 것들보다도 크고도 펄펄 넘친다. 그 복이 요셉의 머리로, 제 형제들 가운데에서 봉헌된 자의 정수리로 넘치도록 그저 넘치도록 내리고 또 내리리라.” 이렇게 야곱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땅에서 솟는 지하수와 연관되는 온갖 농업에 관련된 복을 요셉에게 끝으로 장엄하게 보탠다.

 

사실 젖가슴과 모태의 복은 가축과 인간의 풍성한 출산을 나타낸다. 햇빛과 바람과 비로 어우러지는 자연의 풍성한 자양분으로, 산에서 나는 좋은 산물들과 천지창조 때부터 뻗어 나간 언덕에서 자라는 온갖 농작물보다 아버지야곱이 빌어 주는 복이 더욱더 감칠맛이 난단다. 여기서 봉헌된 자는 히브리 말로 나지르이다. 나지르인은 하느님께 봉헌되었음을 표시하기 위하여 머리털이 길게 자라도록 내버려 두었다(민수 6,5; 6,18; 판관 13,7 참조).

 

마지막으로 야곱은 간략하게 막내아들 벤야민을 축복한다. “벤야민은 약탈하는 이리, 아침에는 움켜쥔 것들을 마음껏 먹고, 저녁에는 잡은 것을 풍성하게 나눈다.” 힘세고 난폭한 이리로 비유한 벤야민 지파는 다소 호전적이다. 성경에서는 이 구절만 이리가 긍정적으로 묘사된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마태 10,16) 이는 예수님께는 열두 사도를 손수 뽑으시어 그들을 파견하시면서 박해를 각오하라면서 이르신 말이다. 이것은 이리의 사나운 성질을 있는 그대로 나타낸 말일 게다.

 

아무튼 벤야민을 끝으로 야곱의 축복이 모두 끝난다. 이들이 모두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다. 이상은 그들의 아버지가 그들 각자에게 알맞은 복을 빌어 주면서 한 말이다. 이렇게 야곱의 축복은 그가 죽기 전에 내리는 신탁의 형식으로 주어졌지만, 그 실제 내용은 신명기 33장의 모세의 축복과 판관기 5장의 드보라와 바락의 노래처럼 이스라엘의 부족 전승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세 가지 부족 전승의 내용은 다 각자의 특색이 있지만, 야곱의 축복은 각 부족의 특성을 동물과 식물과 자연환경의 특징에 비유하여, 다분히 세속적으로 각 지파의 역사적 삶을 두루 평가한다.

 

그런 다음 야곱이 아들들에게 분부하였다. 죽음을 바로 목전에 둔 그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야곱의 죽음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벤야민,축복,꿈쟁이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