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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수도복을 입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17 조회수1,995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동안 잠시 수도원 관련해서 노크를 하느라 글을 잘 올리지 못했습니다. 제 운명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지만 잘하면 수도성소의 꿈을 이룰 수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노크를 해서 나이 제한 때문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더 이상 수도자가 되려는 희망을 단념했는데 가능할 수 있다고 해서 수련장 신부님과 면담을 하고 왔습니다.

 

원래는 제가 지난 수요일부터 체험을 하려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수도원 일정상 다음주부터 가능하다고 하셔서 마침 국내에 잠시 들어와 계시고 친분이 있는 신부님을 찾아뵙고 피정을 하면서 기다리며 인근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녀원에도 기도를 잠시 하러 가곤합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수녀원을 갔습니다. 지금 수녀원은 수녀님 전체가 연피정을 하고 계셔서 원래는 출입이 되지 않는데 손님 신부님 때문에 문이 개방된 것인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개방된 줄 알고 기도하러 갔던 것입니다. 정말 어젠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제가 유튜브에서 토마스 머튼 신부님의 영성 강의를 평화방송에서 방영한 것을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 신부님을 한번 뵙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어제 트라피스트 수녀원에서 저녁기도 시간이었는지 그때 시간에 맞추어서 오셨습니다. 저는 신자석에 혼자 있었는데 그곳은 봉쇄구역이라 전례를 해도 따로 경계가 있습니다. 제 뒤에 신부님이 앉으셨습니다. 

 

제가 지금 가려고 하는 수도원이 유일한 남자 봉쇄수도원으로 알고 있어서 체험을 하러 들어가기에 앞서서 수녀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갔었는데 그곳에서 유튜브에서 어제 오전까지도 계속 강의를 들은 분을 직접 수녀원에서 뵙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오전에 몇 번 그분이 계신 곳에 피정을 하려고 전화를 드렸는데 마침 피정하는 곳과 연락이 닿지 않은 상황에서 저녁에 뜻밖에 만나고 싶은 분을 뵈니 더더욱 놀라웠습니다 나중에 기도 마치고 나가면서 제가 확인을 했는데 유튜브에서 본 신부님이 맞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신부님께서 수녀원에 오신 것은 수녀님들 피정지도를 하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이 신부님의 강의 때문에 한번 뵙고 싶었는데 피정지도로 오셨기 때문에 할 수 없었지만 잠시 동안 신부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궁금한 게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카르투시아 수도원에서 주신 자료를 읽어보니 가장 힘든 부분이 고독이라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신부님께서 강의를 하신 내용이 있었습니다. 잠시 여쭤봤는데 질문보다는 실제로 체험을 할 수가 있다면 가고자 하는 수도원에서 체험을 하는 게 말로써 설명을 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식별이 될 수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카르투시오 수도원은 뭔가 대단해서 특별하다고 보기보다는 좀 특별한 성소이긴 하지만 그곳에 만약 성소가 맞다면 많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한테는 마지막으로 하느님께서 주신 기회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불러주신 기회라 생각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영원히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겁니다.

 

실제 신부님과 잠시 면담을 한 후에 신부님께서 한 곳을 알려주셨는데 그곳 수도원이 굿뉴스에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이수철 신부님이 계신 곳이었습니다. 왜관에서 분가한 수도원이라고 하셨고 한번 연락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셔서 전화를 드렸더니 역시나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통화를 한 후에 결심을 했습니다. 이젠 더 이상 다른 곳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곳을 마지막 기회로 여겨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인간의 마음이란 게 이상합니다. 기회가 주어졌는데 단지 그곳 수도원은 일반 수도원이랑 성격이 너무나도 특별한 수도원이긴 하지만 막상 들어가려고 하는 마음을 먹으니 잘 할 수가 있을까? 정말 잘 적응해서 수도복을 입고 죽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그곳 수도원을 작년에 방송에서 방영한 것을 몇 번이고 봤습니다. 지금은 거의 마음을 80% 이상은 그 길이 제 인생의 마지막 길이 되겠다고 먹긴 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외국 수사님들이 여섯 분이고 한국 수사님들이 다섯 분인데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이곳 한국으로 진출해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생긴 수도원이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권고로 생긴 수도원이라 더더욱 특별한 곳이라 분명 쉬운 곳은 아니겠지만 주위에서 할 수가 있겠냐고 하는 걱정스런 말도 하긴 합니다. 설령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실제 다른 수도원에 계신 신부님들이 제가 도전한다고 하는 사실을 아시기 때문에 무척이나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시고 있다고 하십니다.

 

성공이라면 좀 그렇지만 인간적인 생각을 던져버리고 승리했으면 하는 마음을 표하신다고 오늘 오후에 광주 수도원에 계신 신부님과 잠시 통화를 하면서 그런 내용을 알려주셨습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제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지만 또 하나 제가 희망하는 게 있습니다.

 

제가 잘 적응하면 나이가 많아서 성소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될 수가 있다고 하신 신부님의 말씀처럼 그런 분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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