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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알기 쉬운 전례 상식: 분향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3 조회수31 추천수0

[알기 쉬운 전례 상식] 분향 (1)

 

 

성경에서 향은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사회생활에서는 기쁨과 사람 사이의 친밀성을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되고, 성전 예식에서는 봉헌과 찬미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향을 뿌리는 것은 삶의 기쁨을 밖으로 드러내고(잠언 7,17; 27,9 참조) 아름답게 몸을 단장하는 것(아모 6,6 참조)을 뜻한다. 향은 흔히 친밀한 감정을 나타내며 은은하게 깊이 스며들어 한 사람의 현존을 알려 주는 구실도 한다. 야곱의 옷에서 나는 향은(창세 27,27 참조) 그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축복의 표지이다. 다른 한편, 고대 이스라엘 백성은 이민족의 관습을 받아들여 향을 제물로 많이 사용하며 분향 제단(탈출 30,1-10)과 향 접시(민수 7,86; 1열왕 7,50 참조) 등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아침과 저녁마다 주님께 제물을 바칠 때 제단 위에다 향을 피우고 기도하였다(탈출 30,7-8; 루카 1,9-11 참조). 백성이 속죄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올리는 기도는 제단에서 제물을 바칠 때 하느님 앞으로 올라가는 향 연기처럼 나타낸다(지혜 18,21; 시편 141,2; 묵시 8,2-5; 5,8 참조). 제단 위에 향을 피우는 것은 하느님을 예배하고 하느님의 진노를 그치게 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1열왕 22,44; 1마카 1,55 참조).

 

미사 때의 분향, 곧 향을 피우는 것은 ‘공경’과 ‘기도’를 표현한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276항). 일반 원칙은 사람(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주례 사제, 직무자들, 공동집전 사제와 백성)과 대상(제대, 십자가, 유해 등)에 분향하며 통상적으로 미사에서 ① 입당 행렬 때 ② 미사 시작에서 십자가와 제대에 ③ 복음 행렬과 선포 때 ④ 제대 위에 빵과 성작을 준비한 다음, 예물과 십자가, 제대와 사제, 백성에게 그리고 ⑤ 축성 다음 축성된 성체와 성작을 받들어 보일 때 자유로이 향을 쓸 수 있는데, 분향하는 대상에 따라 분향의 의미가 달라진다.

 

제대와 십자가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께 분향하는 것은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생명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에페 5,2)이 되신 그리스도께 분향하는 것으로서 ‘공경’의 의미를 지닌다(49항). 특히 제대는 이미 초세기부터 “살아 있는 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1베드 2,4 참조) 상징하였다(298항).

 

제대 주변에 단 하나만 놓아두는 ‘수난하시는 주님의 모습이 있는’ 십자가(308항 참조)는 십자가의 희생을 성사적으로 드러내는 표지이므로 제대에 분향할 때 십자가에도 함께 분향한다. 그러나 제대에 분향할 때에는 분향 전후에 절을 하지 않는다(277항 참조). 반면에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께 분향할 때에는 향을 드리기 전후에 절을 하는 대신에 무릎을 꿇은 채로 분향한다(「주교 예절서」 94항). 사람에게 분향하는 것은 그 품위를 드러내고 존경을 표하는 의미를 지닌다. 사제에게 하는 분향은 그가 받은 ‘성품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며 백성에게 하는 분향은 ‘세례 때 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품위’를 드러내는 것이다(75항). 반면에 9세기경 서방 전례에 도입된 제대 위에 예물을 준비한 다음, 예물에 분향하는 것은 ‘공경’이나 ‘존경’이 아니라 ‘봉헌’의 의미를 지닌다. 이미 유다교 식사 예식에서부터 음식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계약의 선물이므로 그 자체로 거룩한 것이었다. 그래서 음식을 앞에 두고 인간이 해야 할 일이란 음식을 정화하고 축성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이었다(신명 8,10 참조). 예물에 대한 분향에서 ‘봉헌’의 의미만을 분명하게 강조하는데, 이는 교회의 예물과 기도가 향이 타오르는 것과 같이 하느님 앞에 올라가는 것을 표현했던 것이다(75항). 또 제대 위에 준비된 예물은 성변화 이전의 상태로 그에 대한 분향이 공경의 의미를 지니지 않으므로, 예물에 분향할 때에는 절을 하지 않는다(277항).

 

[2024년 7월 21일(나해)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안봉환 스테파노 신부(문정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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