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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이 형들을 안심시킴[54]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3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18 조회수1,50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4. 요셉이 형들을 안심시킴

 

그토록 선조들 곁인 에프론의 밭에 있는 동굴 가족묘지에 가기를 원했던 그는 조상들과 함께 묻혔다. 젊어서부터 그야말로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야곱은 이렇게 할아버지와 아버지, 할머니와 어머니 레베카가 잠든 곳에 영원한 안식의 터를 잡았다. 그렇다. 그는 긴 나그네살이를 끝내고 돌아왔다. 그리하여 함께 간 그 후손들이 돌아올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릴 게다. 이렇게 아버지의 장사를 지낸 다음 요셉은 파라오에게 약속한 대로, 형제들과 또 자기와 함께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러 올라왔던 사람들과 더불어 이집트로 돌아왔다.

 

요셉의 형들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 후, 요셉 동생이 겉으로는 저렇게 태연한 척하지만, 자기네들에게 당한 온갖 억울함을 보복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리하여 형들은 자기네들끼리, ‘요셉이 우리에게 적개심을 품고, 우리가 그에게 저지른 모든 악을 되갚을지도 모르지.’ 하면서, 요셉에게 사람을 보내어 아버지의 분부의 말인 너의 형들이 네게 악을 저질렀지만, 제발 형들의 잘못과 죄악을 용서해 주어라.’ 라는 말을 전하게 하였다.

 

어쩌면 요셉이 형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때(45,3), 그의 말과 행동에는 형들과 용서하면서 화해하기를 원하고 있음을 충분히 보여주었지만, 당시에 형들은 동생 요셉에게 어떤 면에서건 진정으로 용서를 구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형들의 죄책감은 늘 그들을 따라다녔다. 이제 그들은 아버지가 죽고 장례도 마무리되자, 요셉에 대한 지난 잘못들에 대한 두려움이 서서히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아버지 야곱이 그 두려움을 다소 안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요셉을 만나고는 형들의 의견을 전하였다. “아우님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이렇게 분부하셨네. ‘너의 형들이 네게 악을 저질렀지만, 제발 형들의 잘못과 죄악을 용서해 주어라.’ 그러니 아우님은 그대 아버지의 분부대로 형들이 저지른 잘못을 용서해 주게.” 이렇게 형님들은 비록 인편이라지만, 공식적으로 동생에게 아버지의 의견까지 곁들여 용사를 청한다. 사실 야곱 자신이 이 말을 했는지, 아니면 형제들이 임의로 제안하였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버지의 의견을 인용해 가면서 진심으로 동생에게 용서를 청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진정으로 뉘우치는 형님들의 뜻을 전해 듣고는, 요셉은 오래전에 처음으로 형들이 자신의 신분을 밝혔을 때처럼 그렇게 감격의 눈물을 쏟는다. 이어 요셉의 형들도 직접 와서 그 앞에 엎드려 울면서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아우님의 종들일세.” 형들의 이 말은 요셉의 꿈에서 형들이 요셉에게 절하는 것을 연상시킨다. 요셉은 형들의 잘못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 이면에는 하느님의 원대한 뜻이 담겼다는 뜻을 밝힌다.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하느님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입니까? 형님들은 나에게 악을 꾸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요셉은 형들의 잘못을 심판을 자격도 처벌할 권한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오히려 하느님께서는 형들의 잘못이 자신에게는 이익을 가져다주도록 바꾸셨단다. 형들 때문에 자신이 이집트 재상이 되었고, 그것으로 인해 그간의 기근을 잘 넘기지 않느냐이다.

 

그리고 요셉은 말을 계속한다. “그것은 오늘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화해하도록 하신 것처럼, 전지전능하신 그분께서는 큰 백성을 살리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형님들께서는 절대로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아이들을 앞으로도 계속 마음 편히 부양하겠습니다.” 이렇게 요셉은 형님들을 하나같이 위로하며 다정하게 이야기하였다. 심지어는 형들뿐 아니라, 형들의 자식들까지도 부양하기로 약속한다.

 

이렇게 해서 요셉과 그 아버지의 집안이 이집트에 자리 잡고 살게 되었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요셉의 죽음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동굴,용서,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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