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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19 조회수2,472 추천수13 반대(0)

한국은 현충일이 66일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현충일은 5월 마지막 월요입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쉬는 날이 주말과 겹쳐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 맞이하는 날이라서 착각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직원 중에도 한명이 착각하고 출근했습니다. 이왕 왔으니 오전만 근무하고 갔습니다. 지나치면 걱정이지만 살면서 착각은 웃음을 줄때도 있고, 긴장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묵주기도를 하다가 착각하고 한단 더 할 때도 있습니다.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내드려야 하는데 착각하고 한 번 더 보내드릴 때도 있습니다. 저도 선배 신부님의 착각 때문에 큰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본당으로 인사이동이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지구장 신부님께 새로 왔다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지구장 신부님은 와서 점심이나 먹자고 했습니다.

 

저는 신부님을 찾아갔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칠 무렵에 지구장 신부님이 쾌 큰돈을 주셨습니다. 저는 본당 신축하는 과정에서 빚이 남았는데 빚 갚는데 보태라는 걸로 알고 고맙게 받았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서 지구장 신부님이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착각했다고 합니다. 제가 새롭게 생긴 지구장 신부인줄 알았다고 합니다. 지구장으로 지내려면 활동비가 필요할 것 같아서 주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미 성당에 입금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신부님은 크게 웃으면서 그럼 그렇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인사를 잘 하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남에게 도움을 주는 착각, 공동체에 활력을 주는 착각은 가끔은 있어도 좋을 듯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신부님께서 하느님나라에서도 기쁘게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착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잘못해도 용서해 주십니다. 우리가 또 다시 잘못할 걸 아시면서도 용서해 주십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도 착각하십니다. 자식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여기십니다. 저의 어머니도 제가 가장 멋진 사제라고 착각하십니다. 자식이 힘들어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라며 용기와 위로를 주십니다. 어머니에게는 자식의 직업, 능력, 학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에게는 그저 자식이니까 귀한 겁니다. 그저 자식이니까 사랑하는 겁니다. 성모님은 어린 예수님을 예루살렘에서 잃어 버렸습니다. 속에는 불이 났을 겁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을 겁니다. 예수님은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성전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은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고 합니다. 성모님께서도 우리 아들 예수님이 최고야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성모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마음을 어머니의 마음을 통해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수녀님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려와 양보, 헌신과 봉사의 마음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삶입니다.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곳을 찾아다니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당신이 발현한 곳을 찾아다니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하셨던 것처럼 우리들 또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겸손하게 사는 것입니다. 기적은 신앙의 본질이 아닙니다. 기적은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보여주시는 표징입니다. 내가 신앙 안에서 기쁘게 산다면 굳이 다른 기적은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눈으로 보면 살아 있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표징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기도하고, 미사참례 열심히 하고, 이웃과 정을 나누면서 사시는 분들에게는 다른 기적이 필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감사를 드리고, 나쁜 일이 생기면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청하시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요구하고, 유대인들은 표징을 요구하지만 내가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 겸손의 길, 사랑의 길, 순명의 길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는 참된 진리입니다. 이 길이 성모님께서 걸어가신 길입니다.

 

주님은 비천한 이를 땅바닥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가난한 이를 잿더미에서 들어 높이시어, 존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히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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