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남은 생애를 의미 있게 살다가 하느님 품으로 가고 싶네요.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21 조회수1,970 추천수1 반대(0) 신고

지금 자정을 조금 넘겼습니다만 세상 사람은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간이지만 경북 상주 수도원과 충북 보은의 한 카르투시오 수녀원에서는 기도를 하기 위해서 한 시간 전쯤에 기상해 개인기도를 하신 후에 이제 발걸음을 성당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수도원 체험을 잘 하고 또 나름 적응을 잘 하려고 10일 남짓 최대한 그곳 생활과 비슷하게 왠만하면 외출을 하지 않고 방 안에서 기도와 묵상만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제 들어가기 하루를 앞두고 있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통 수도원 밖의 사람들과 생활 패턴이 완전 달라서 세상은 곤히 잠든 시간이지만 그분들은 깨어 있어 기도를 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모르겠습니다. 그곳에서의 체험으로 수도자로 살지는 장담할 수가 없지만 지금 생각과 느낌으로는 생각보다는 아주 편하고 평화롭습니다. 어떨 때는 꿈만 같기도 합니다.

 

원래는 10일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지만 수도원 일정상 10일 남짓 딜레이가 됐습니다. 이 시간을 잠시 되돌아보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시간도 하느님께서 주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하도 간사한 면이 있어서 저도 이 시간 동안 혹시 마음이 변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유튜브에서 어떤 댓글을 보고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기 보다는 멈칫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잠시 그런 생각을 했지만 유혹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10일 정도 준비를 하면서 마음을 다잡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살면서 신앙의 유무와 상관없이 나름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을 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 신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알게 모르게 무수한 죄를 지었을 겁니다. 생각과 말로 말입니다.

 

수사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마음속에 남는 게 있습니다. 남은 생애를 이곳에서 잘 보낸다면 설령 이 세상에서 어떤 죄를 지었다고 해도 충분히 보속될 거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상상을 한번 해봤습니다. 솔직히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이 생활을 잘 할 수가 있으리라고는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잘 할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래 사나 저래 사나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 이왕 태어나서 언젠가는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하는 영혼이라면 의미 없는 한생애를 조금은 편안하고 안락하게는 살 수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물론 수도자의 삶이 인간적으로는 힘든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지금 깨끗한 영혼은 아니지만 그곳에서의 기도와 보속으로 제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세상에 있는 많은 영혼에게도 유익을 가져오는 결과를 가지고 그게 하느님께 더없는 영광이 되는 길이라면 힘든 길이라고 해도 한번 가고 싶습니다. 이곳의 생활을 두고 어떤 분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긴 걸 봤습니다.

 

이 길을 가는 분들은 하느님께서 불러주시지 않으면 갈 수가 없는 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도전을 하고 싶은 열망도 생겼습니다.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왜 나 같은 사람을 창조하셨을까? 난 세상에 그렇게 유익을 주는 사람이 아닌데도 말이야. 이런 생각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이젠 그런 생각이 다른 생각으로 변했습니다.

 

만약 이 길을 잘 가게 된다면 세상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약 30시간 후면 그곳에 들어가게 될 것인데 그곳은 하느님만 바라보며 사는 분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그분들과 어느 정도 같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들떠있습니다.

 

방송에서 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종을 치는 수사님의 표정을 보면서 저도 "저 곳에서 오랜 세월 기도하고 하느님만 바라보며 살게 된다면 그 수사님처럼 맑은 영혼으로 변할 수가 있겠지."라는 희망을 가지니 벌써부터 마음속에는 이미 그곳이 제가 살 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남은 인생 세상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으로 살다가 하느님 품으로 갈 수가 있기를 희망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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