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25 조회수2,535 추천수13 반대(0)

롱아일랜드 끝에 있는 몽탁(Montauk)엘 다녀왔습니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올 거라고 했는데 다행히 조금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 바다, 해안 절벽, 고운 자갈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되었다는 등대(Lighthouse)가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Lightower'가 맞는 것 같은데 영어로 등대는 ‘Lighthouse'라고 하네요. 번역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바닷가에 의자가 있었고, 의자 옆 바위에 몽탁을 사랑했던 사람의 동판이 있었습니다. 동판에는 ’I've been around the world nine times and I don't want to be anyplace else but right here in Montauk.(나는 세상을 아홉 번이나 여행했지만 머물고 싶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이곳 몽탁에서는 머물고 싶었다.)'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이 머물고 싶은 곳을 찾았다니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몽탁을 다녀오면서 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습니다. 길은 길들이다.’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길이 원래 있던 것이 아니라, 걷다 보니 길이 되는 거라고 합니다. 대관령도 미시령도 새로운 길이 나면서 옛길은 차량 통행이 적어지고, 그러다 보니 길이 잊혀지는 걸 보았습니다. 산보할 때도 그렇습니다. 매일 같은 길을 걷다보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니 덜 피곤하고, 덜 피곤하니 산보가 즐겁습니다. 인류는 살아오면서 가축을 길들였습니다. ‘, , , , 낙타, , 고양이, 돼지는 인류가 길들여서 같이 지내는 가축입니다. 신발도 처음에는 발에 익숙하지 않지만 자꾸 신으면 길이 들어서 편하게 신을 수 있습니다. 사제복도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자꾸 입으면 사제복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편하고, 기능이 좋은 것을 선택하지만 때로는 조금 불편해도 익숙한 것을 선택할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면 서로 닮는다고 합니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잘 키운 부부는 닮은 모습이 많습니다. 그만큼 서로에게 맞추면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선한 눈빛이 비슷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투가 비슷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비슷합니다. 신앙은 어쩌면 하느님의 사랑에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은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에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은 먼저 신앙의 길을 걸었던 성인, 성녀들의 삶에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에 길들여졌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함께 하시지 않지만, 길들여진 제자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치유되기를 원했던 나병환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되기를 원했던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해 주셨습니다.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가까기 갔기 때문에 치유되었습니다. 외모는 건강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들은 모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혼의 나병환자인지도 모릅니다. 주님의 자비를 청하면서 우리들 또한 나와 다른 사람들과 공동선을 위해서 연대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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