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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내는 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30 조회수9 추천수0

[건강한 법]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내는 초

 

 

실내 또는 캠핑장에서 우리는 손쉽게 LED등을 사용하여 빛을 밝힐 수 있고, 그로 인해 어둠 속에서도 생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심지에 불을 붙이는 초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고, 일상에서가 아닌 특별한 날 분위기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촛불이 주는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생일 잔치도 아니고, 훤하게 LED등을 사용하면서도 매번 초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2개, 어떤 때는 4개 그 이상도 사용하는데, 바로 ‘미사’를 봉헌할 때입니다. 성전에서 미사를 거행할 때마다 매번 초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에는 특별한 목적보다는 실질적인 이유로 미사 때 초나 등불을 사용하였습니다. 저녁기도를 바칠 때, 빵 나눔 예식을 거행할 때 등, 어둠을 밝히기 위한 현실적인 용도였습니다. 그 후 4세기 경부터 초는 ‘세상의 빛’(요한 8,12)이라고 말씀하신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교부들은 벌(蜂)을 동정 마리아로 생각하였고, 벌에서 나온 밀랍으로 만든 초를 예수 그리스도로 이해하였습니다.

 

또한 초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의미합니다.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이 온 세상을 비추듯이, 부활하신 예수님이 어둠 속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구원의 빛을 비추어 주시므로, 초는 주님의 영광을 상징합니다.

 

한편, 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의미합니다. 초는 자신을 녹이면서 빛을 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에서 당신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므로 초는 주님의 십자가 희생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초를 미사 안에서 사용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냅니다. 전례 등급에 따라 다양한 수의 초를 사용하여 성찬례의 기쁨과 전례의 중요성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3등급인 연중 시기의 평일과 기념일에는 2개, 2등급인 연중 시기의 주일과 의무 축일에는 4개, 1등급인 대축일과 성주간에는 6개의 초를 겁니다.

 

그 외에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례 때 받은 ‘그리스도의 빛’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을 때, 부활초에서 붙인 불을 세례 초에 건너 받았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빛을 건네받음으로써 우리는 ‘세상의 빛’이 되었습니다. 초를 통해 그리스도의 현존을 깨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빛의 자녀로서 살아야 하는 우리의 사명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2024년 7월 28일(나해) 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수원주보 4면, 김일권 요한 사도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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