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17 조회수2,552 추천수12 반대(0)

예전에 접속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의 속도가 빠르지만 그때는 동영상을 볼 수 없었고, 음악을 다운 받는 것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당시에는 천리안, 유니텔, 나우누리, 하이텔과 같은 접속의 창구가 있었습니다. 이런 창구를 통해서 동창을 만나고, 취미가 같은 사람이 만나고, 나이가 같은 사람이 만나고, 종교가 같은 사람이 만나고, 직업이 같은 사람이 만났습니다. 주인공들은 컴퓨터를 통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다가 현실의 공간에서 만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났습니다.

 

당시에 저도 천리안이라는 통신을 이용해서 가톨릭 동아리에 참여했었습니다. 지금은 페이스북, 트위터, 카톡, 텔레그램과 같이 전 세계의 모든 이들과 연결이 되는 접속의 창구가 있습니다. 현대인의 특징은 접속의 일상화인 것 같습니다. 자동차도 내비게이션이 있어서 운전하기가 수월해졌습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이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는 영상으로 미사를 볼 수도 있습니다. 미주지역의 사제 모임도 화상으로 했습니다. 접속하기만 하면 서부에 있는 사제도, 남부에 있는 사제도, 동부에 있는 사제도 쉽게 얼굴을 볼 수 있고,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접속에는 부정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해킹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도 핸드폰이 해킹되었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번호로 광고 문자가 대량으로 발송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아야 했고, 본의 아니게 사과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심어지기도 합니다. 원하지 않는 광고를 봐야하고, 잘못하면 금전적인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던 보이스 피싱도 있습니다. 저도 보이스 피싱에 속을 뻔했습니다. 다행히 마지막 단계에서 눈치를 챘습니다. 아이들이 게임에 접속하기도 합니다.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요금이 청구되기도 합니다. 접속의 시대를 피할 수 없다면, 지혜로운 접속, 슬기로운 접속을 하면 좋겠습니다. 찾아보면 영적으로 도움이 되는 곳이 많습니다. 가톨릭 굿뉴스도 신앙에 도움이 되는 접속 창구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영적으로 이끌어 주었던 헨리 나웬신부님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고, 많은 보수와 명예가 보장되는 교수직을 제안 받았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공동체로 가셔서 장애인들을 위해서 사셨습니다. 사람들이 신부님께 어째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직을 포기하시고,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신부님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하느님은 제가 높은 곳을 찾고 높은 곳에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낮은 곳을 향해 내려오니까 더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들은 어쩌면 엉뚱한 곳에서 진리의 보물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작은 마트에서 일하는 형제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 역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였습니다. “제가 장사를 잘하고, 돈을 많이 벌었을 때는 하느님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이 힘들어지고 부도가 나니까, 사람들을 미워하고 자신을 원망하면서 오히려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형제님은 물질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마음이 더 편안하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기도하니까 미웠던 사람도 용서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권력을 향해서 날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욕망을 향해서 날아가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늘 미가 예언자도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진리의 길에서 벗어나, 악을 일삼는 자들은 사랑이신 하느님을 결코 볼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이 눈앞에 있어도, 진리와 정의가 눈앞에 있어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순수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이 보였고, 그들은 주님과 함께하는 참된 행복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께 기도로 접속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재앙과 재난을 보시고, 손수 나서시려 살피고 계시나이다. 힘없는 이가 당신께 몸을 맡기고, 당신은 친히 고아를 돌보시나이다.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네.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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