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6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18 조회수2,295 추천수11 반대(0)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습니다. 주된 내용은 미국의 영광, 미국 우선, 미국의 승리였습니다. 일자리를 찾아오고, 기업을 돌아오게 하고, 미국의 자부심을 되찾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은 위대한 국기 앞에 애국심으로 모이자고 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그의 재임기간 동안 정책으로 실현되었습니다. 중국과는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전쟁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였습니다. 아직 협상중이지만 한국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미군을 철수한다고 합니다. 독일과 사전에 논의 하지 않고 철수 한다고 하니, 독일도 난감한 입장이라고 합니다. 멕시코에는 장벽을 세운다고 합니다. 비용을 멕시코 정부에 요청한다고 하니, 멕시코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합니다. 미국의 영광, 미국의 승리, 미국의 자부심도 좋지만 주변국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강의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미국 우선을 이끌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습니다.

 

2020년의 절반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미국의 영광, 미국 우선, 미국의 승리, 미국의 자부심만으로는 막아낼 수 없었습니다. 미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두 가지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정부의 통제와 감시가 강화되는 사회입니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서 담을 쌓는 사회입니다. 여행은 줄어들고, 무역은 통제되고, 지구촌의 경제는 위축되는 사회입니다. 모두가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추구하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감염병을 막기는 어려울 거라고 합니다. 바이러스는 문을 닫기 전에 이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협력과 연대로 치료약을 개발하고, 백신을 만드는 것입니다. 서로의 문을 열면서 검사하고, 격리하고, 치료하는 것입니다. 서로를 신뢰하면서 여행도하고, 무역도 함께하는 것입니다. 바이러스는 문을 굳이 닫지 않아도 격리와 치료를 통해서 사라질 것입니다. 상부상조(相扶相助)하기에 또다시 찾아오는 감염병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제 얼굴에 점이 있습니다. 그냥 보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안경테에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방송에 나오는 얼굴도 아니고,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기에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몸에는 함께 사는 이웃들이 세포만큼이 많다고 합니다. 어떤 것은 우리의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어떤 것은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어떤 것은 도움도, 피해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의 몸에 들어온 이웃들을 쫓아내기보다는 적당한 운동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 몸의 면역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약물을 이용해서 무리하게 쫓아내려하면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고,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습니다. 지구는 태양에서 나오는 빛을 받아서 아름답고 푸른 별이 되었습니다. 태양이 지구로부터 받는 것은 없지만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모든 것을 받고 있습니다. 우주는 이렇게 쫓아내거나, 거부하지 않으면서 서로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인간도 지구라는 커다란 몸에 잠시 머물고 있는 건지 모릅니다. 지구는 강한 면역력으로 인간이 주는 피해를 온전히 감수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을 해 주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지금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하느님 나라는 가능성의 나라입니다.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가는 나라는 아닙니다. 지금 부족한 사람도, 지금 잘못한 사람도 함께 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가능성을 두 가지 비유를 통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하나는 누룩의 비유입니다. 누룩은 아주 작은 양이지만 빵을 커다랗게 만들어 줍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 시작은 비록 작을지라도 끝은 아주 풍요로울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다른 하나는 겨자씨의 비유입니다. 작은 겨자씨는 자라면 새들이 깃들고, 사람들이 쉴 수 있는 큰 나무가 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도 그럴 것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모든 생명은 아주 작은 씨앗에서 출발합니다. 커다란 코끼리도 그 시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의 정자와 난자의 만남입니다. 우리 모두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도움이 함께하면 가능성은 현실이 되고, 꿈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암에 걸렸지만 완쾌된 사람들은 대부분 한결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봅니다. ‘결코 암과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암을 없애려고 하지 않았다. 암을 미워하고 저주하기 보다는 오히려 내안에 들어온 손님으로 맞이하였다. 나의 삶이 암이 들어 올 수 있도록 원인을 제공한 면도 있기에 친구처럼 지내려고 하였다.’ 이런 마음가짐이 암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고통을 주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암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암과 투쟁하고 싸우면 싸울수록 더 힘든 상황에 이르는 것도 보게 됩니다. 적과의 동침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걱정도 되고, 힘들게 만들어 놓은 공동체가 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넘어진 동료를 일으켜 세우고 함께 갈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버림받은 이들, 잘못한 이들을 품어줄 수 있는 관대함이 있다면 우리는 이미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사는 것입니다.

주님, 당신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신 하느님, 분노에는 더디시나 자애와 진실은 넘치시나이다. 저를 돌아보시어 자비를 베푸소서.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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