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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19.“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마태 13,31)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19 조회수1,992 추천수4 반대(0) 신고

 

마태 13, 24-43(연중 16 주일)

 

 

 

연중 16 주일입니다. 우리는 지난 주일에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 중에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들었고, 오늘은 가라지 비유겨자씨의 비유누룩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일에는 보물의 비유진주의 비유그물의 비유를 듣게 될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는 만물을 다스리시는 주권을 가지신 하느님께서 어떻게 세상을 통치하시는 지를 말씀하십니다. 당신께서는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지혜 12,18)고 말씀하십니다.

<2독서>에서는 성령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성도를 위하여 간구(로마 8,27)하심을 말해줍니다. 나약한 우리를 도우시고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를 모르는 우리를 대신하여 기도하시며(로마 8,26)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하느님 나라에 살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는 한 사람 한 사람 마음 안에서 혹은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말씀입입니다.

먼저, 겨자씨의 비유는 하느님 나라는 선포되고 받아들여지는 순간에는 하찮은 것 같지만,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밭에 좋은 씨를 뿌린 것에 비길 수 있다.”(마태 13,25)

 

 

 

이는 우리 안에 하늘나라라는 씨를 뿌려놓았다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우리 안에 하늘나라가 씨앗으로 뿌려졌다는 말씀은 우리의 마음이 하늘나라의 씨앗이 뿌려진 밭이요, 우리의 삶이 하늘나라의 농장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그 농장을 일구는 농부입니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마태 13,31)

 

 

 

겨자씨는 유다문학에서 작은 것의 전형적인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겨자씨는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자라나서 마치 십자나무처럼, 모든 인류를 끌어안은 큰 나무가 됩니다. 그러면 하늘의 새들이 깃들이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그 십자나무에 인간이 거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듯이 말입니다. 마치 그처럼, 누룩이 부풀어 빵이 되고, 빵은 많은 이들을 먹여 살립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거창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고 가르치십니다. 오히려 가장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겨자씨의 모습, 누룩의 모습으로 오신다고 하십니다. 이처럼, 하느님 나라는 겸손한 방식으로 시작되고 우리 마음 안에서 조용히 자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나라는 세상으로 퍼져 나갈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사실은 하늘나라의 겨자씨는 이미 나 자신이라는 에 뿌려졌고, 누룩은 나 자신이라는 밀가루에 넣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이제 밭에 뿌려지고, 밀가루 안에 넣어진 이 하늘나라를 잘 가꾸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비를 뿌리시어 씨앗이 돋게 하시고, 바람을 불게 하시어 싹을 틔우시고, 햇살을 비추시어 튼튼하게 자라게 하시고, 꽃을 피우시고 열매 맺게 하십니다.

또한 밀가루에 누룩을 물로 섞으시고 온도를 맞추시어 부풀리게 하십니다. 이처럼, 우리 마음 안에 하느님 나라가 세워지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나아가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닐 것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내 안에 뿌려진 이 하늘나라의 씨와 누룩이 잘 자라도록 정성과 열성을 다해 돌보는 일입니다. 그것은 열심히 사랑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밭에는 나쁜 씨도 함께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 안에는 온갖 나쁜 생각, 온갖 악한 생각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또한 세상에도 온갖 불의와 부정과 부패, 온갖 악과 부조리가 어디든지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우리는 곧잘 좌절하고 절망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인내심이 끝없으신 하느님께서는 내 안에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것을 보고 계시듯이, 세상 안에서도 가라지들이 함께 자라는 것을 보고 계십니다. 그러나 방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가라지들이 판을 친다하여도, 하늘나라의 성장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라지들이 기승을 부린다하여도, 결국 하늘나라는 성취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때가 되면 내가 그것들을 한 데 모아 불살라버릴 것이니, 너희는 열심히 하늘나라를 가꾸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바로 나에게 하늘나라의 씨앗을 뿌려서 세상에 가라지들 가운데 보내신 것입니다. 그래서 <1독서>에서, 죄인에게는 회개할 기회를 주고, 의인에게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함(지혜 12,19 참조)을 지혜로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도 우리 안에는 여전히 가라지들이 섞여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 안에서도, 세상 안에서도, 교회 안에서마저도 가라지들이 섞여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둠은 결국 어둠 속을 파고 들 뿐, 어둠이 결코 빛을 침범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빛이 비치면 어둠은 오히려 물러갈 뿐입니다. 물론 저항하거나 공격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빛을 이기지는 못할 것입니다. 비록 가라지가 지금 뽑혀지지 않는다 해도, 결코 협조하거나 방조하지는 말아야 할 일입니다. 지금 가라지를 뿌리 뽑을 수는 없을지라도, 가라지가 번지는 것을 막고 선을 보호해야 할 일입니다.

교회는 온 세상을 향해 뿌려진 하늘나라의 씨앗인 까닭입니다. 씨앗은 열매 맺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가라지가 이 세상에 판을 친다 해도, 결코 하느님의 사랑을 가로막을 수는 없는 까닭입니다.

그러기에, 가라지들이 마구 기승을 부릴수록, 촛불을 켜들고 세상이라는 밭을 밝게 밝혀야 할 일입니다. 세상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촛불은 등불이 되고, 등불은 횃불이 되어 타올라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의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입니다.”(마태13,43).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마태 13,31)

 

 

 

주님!

당신께서는 저희를 너무도 사랑하신 나머지, 작은 자로 오셨습니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는 늘 작은 자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 위에 군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 형제들 앞에 작아지게 하소서.

사랑하는 까닭에, 늘 작은 자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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