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열정 천사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20 조회수1,746 추천수2 반대(0) 신고

열정 천사

열정 천사는 방념 천사와

상반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우리 안에 삶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많은 천사가 필요하다.

열정 천사는 우리에게 가느다란

가스 불꽃처럼 목숨을 이어갈 것이 아니라

마음의 온 힘을 다해

살아가기를 요구하고자 한다.

더는 아무 열정도 없다면

그런 삶은 지루하고 메마르게 된다.

맛을 잃어버린다.

그것은 분명히 세상의 소금이 되라고

우리의 활기로 이 세상에 양념을

치라고 요구하신 예수의 뜻이 아닐 것이다.

열정은 인간 안에 있는 자연스런 추진력이다.

인간을 삶에로 몰아대며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을 향해 내달리도록 하는 힘이다.

열정 천사는 우리가 이러한 추진력들을

잘 다루어 삶의 촉매로 삼도록,

우리가 그것에 지배될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본래 목표를 위해 그것을

투입하도록 그 비결을 가르쳐줄 것이다.

우리는 단지 충동적 인간이나

피동적 인간이 될 것이 아니라,

열정을 몰아 삶에 도움이 되게 하고,

그리하여 다양한 삶을 가꿀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열정적으로 무엇인가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은 삶에서도

열정적으로 투쟁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삶에서는 영성생활 역시 열정일 것이다.

이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씨딤의 한 이야기가 있다.

하씨딤의 한 사람이 여러 날 밤새워

카드놀이를 한 몇 사람을 랍비 볼프 앞에 고발했다.

"잘됐군" 하고 짜딕(의인)은 말했다.

"모든 사람이 드렇듯이 그들도 하느님을

섬기고 싶지만 어떻게 섬길지를 모르지.

하지만 이제 깨어 있어 무슨 일을 끝까지

해낼 줄을 아는 군 그점에서 완성에

이르렀다면 이제 회개만 하면 되지

그러면 하느님 섬기는 자란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고!"

초기 수도자들은 열정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했다.

에바그리우스 Evagrius Ponticus(399)

수도자들이 참아내야 할

아홉가지 열정에 대해 차례차례 열거한다.

그에게 있어 열정은 긍정적인 힘이었다.

그는 그것들을 끊어내려 하지 않고

자기 삶 속에 통합시키려 했다.

열정이 우리를 섬겨야지 우리가 열정을

섬겨서는 안되는 것이다.

열정과의 투쟁의 목표인 "아파테이아"apatheia

(무감동, 무신경)란 열정을 잃어버린

상태가 아니라 열정에 대한 병적 포로

상태로부터의 자유다.

내가 행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서

열정을 완성시키는 것,

내가 더 이상 열정에 지배되지 않고

그 열정들을 하나의 힘virtus()으로서,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데 유용한

덕행으로서 자유롭게 이용하는 상태다.

열정은 가치를 매길 수 없다.

그것이 좋으냐 나쁘냐는 오로지 내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노여움은 다른 사람의 권력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키고 구분짓게 하는 능력을

나에게 주고자 하는 능동적인 힘이다.

그러나 내가 노여움의 지배를 받는

상태가 된다면 그것이 나를 부식시킬 수도 있다.

성욕은 나를 활기있게 만들 수도 있지만

나를 점령할 수도 있다.

열정을 억압하는것도,

즐길 대로 즐기는 것도,

생명력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열정 자체가 아니라 그 열정과의 의식적 관계다.

열정 없이 사는 사람에게는 아픔도 힘도

삶의 충만도 없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열정을 빈틈없이

억제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재미없는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더 이상 이 땅의 소금이 아니며,

더 이상 우리의 세상을 위한 양념이 아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김빠진 맛이 된 것이다.

예수께서는 가난한 자들과 권리를

빼앗긴 자들을 열정적으로 편드셨다.

자비로우신 아버지에 관한 말씀을

열정적으로 선포하셨고 하느님의 모습을

편협한 적법성으로 흐리게 만든 바리사이들의

완고함에 열정적으로 대항하셨다.

독일어 "라이덴샤프트"Leidenshaft

(열정, 격정)라는 말은 "라이덴"leiden

(참다. 견디다)에서 나왔는데 전에는 걷다,

가다 , 여행하다의 의미가 있었다.

어딘가를 가는 사람은 무엇인가를 경험하고,

어떤 것이든 세상사의 경험을 쌓으며,

무슨 일인가를 겪게 된다.

그리하여 "라이덴" 이라는 말은 점점

더 많은 의미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참다, 견디다, 고통을 감수하다.

따라서 열정이라는 말은 경험과 관계가 있다.

열정을 끊어버리는 사람은 경험을

잃을 것이지만 열정과 관계를 맺는 사람은

무엇인가를 경험하게 되고,

새로운 것과 미지의 것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여행이 그럴 수 있듯이

열정과의 관계 역시 매우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언제나 뾰족한 산마루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열정은 너무나 쉽게,

그것이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선익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열정을 삶에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우리를 결정하게 된다.

열정 천사는 그대의 산마루 여행길에

함께 동반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그대가 진정 열정적인

인간이 될 수 있도록,

열정으로 가득 차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사람이 되도록,

그래서 인간 존엄성이 존중되는 공동생활이

이 땅 위에서 가능해지는 일을 위해

열정적으로 투쟁하는 사람이 되도록. 아멘!

올해 만날 50 천사에서

-안셀름 그륀 지음-

서명옥 옮김/분도출판사 펴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