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22 조회수2,488 추천수11 반대(0)

미국은 확진자가 아직도 많이 나오지만 공동체 미사도 시작되었고, 야외에서는 식당도 문을 열었습니다. 사제들과 근교에 있는 산엘 다녀왔습니다. 호수를 걸었고, 맑은 공기를 마셨습니다. 예전에는 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였는데, 지금은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지키며 말없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치료제도 나오고, 백신도 나와서 예전처럼 친교와 나눔을 함께하는 공동체의 시간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환한 모습으로 평화의 인사를 하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처음 가는 길도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목적지에 주소나, 이름을 입력하면 도착예정 시간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길을 잘못 들었어도 내비게이션은 새로운 길로 안내해 줍니다. 한 가지만 조심하면 돕니다. 바로 목적지를 정확하게 입력하는 겁니다. 목적지를 다르게 입력하면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아무리 교통법규를 지켜도, 차 안에서 기도를 해도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15년 전의 기억입니다. 사제연수가 있어서 양평의 한화콘도를 예약했습니다. 신부님 한분은 일이 있어서 나중에 온다고 하였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신부님을 기다렸습니다. 저녁은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그날 신부님은 우리와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이천에 있는 한화콘도로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전화를 하였고, 양평의 한화콘도로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정녕 내 백성이 두 가지 악행을 저질렀다. 그들은 생수의 원천인 나를 저버렸고 제 자신을 위해 저수 동굴을, 물이 고이지 못하는 갈라진 저수 동굴을 팠다.” 이스라엘 백성의 잘못은 삶의 목적지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은 것입니다. 생수의 원천인 하느님을 향해야 하는데, 물이 고이지 못하는 갈라진 저수 동굴을 팠다고 이야기합니다. 무엇이 갈라진 저수 동굴일까요? ‘다음에 하지 머라고 미루는 게으름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잘못하는데 머라는 자기 합리화입니다. ‘나는 안 돼라고 포기하는 열등감입니다. 이런 사람은 하느님나라의 신비를 보아도 보지 못하고, 기쁜 소식을 들어도 듣지 못합니다. 영적인 눈이 멀었고, 영적인 귀가 닫혔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생수의 원천일까요?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입니다. 하혈하는 여인은 믿음으로 병이 나았습니다. 나병환자는 믿음으로 몸이 깨끗해졌습니다. 눈이 멀었던 소경도 믿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온다는 희망입니다.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는 것은 가을이면 결실을 맺는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능력과 재능을 보시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의 가능성을 보셨습니다. 누룩과 겨자씨는 아주 작지만 그 안에는 희망이 담겨있습니다. 믿음과 희망이 꽃을 피우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는 믿음은 공허하고, 사랑이 없는 희망은 거짓일 수 있습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어도 결국 생명의 원천인 하느님께로 나갈 수 있습니다. 완고한 마음에서 돌아서 말씀에 귀 기울이고, 우리 안에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주님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 하늘나라의 신비에 다가서는 일입니다.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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