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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장들의 항의와 불평[17] / 이집트 체류[1] / 탈출기[1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24 조회수1,723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7. 조장들의 항의와 불평

 

파라오의 완고함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지금까지는 대 주던 짚을 직접 모아 와서 벽돌을 만들다 보니 자연 정해진 양을 채우지 못하게 되자, 불평불만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거기다가 이집트의 작업 감독들은 그들의 이스라엘 조장을 마구 때린다. 이는 이스라엘인을 조장으로 세운 파라오의 노련한 억압 수법이었다. 조장들은 감독들에게 매 맞는 것도 억울한데, 동족들의 원성도 한 몸에 감당해야 했다.

 

사실 이스라엘 자손의 조장들은 이집트인들에게 뽑혀 그들 나름으로 특권을 받았다면, 받았다고 할 수가 있을 게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게 그들에게는 이중으로 감내하기 힘든 고역을 안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를 참다못해 마침내 그들은 파라오에게 가서 부르짖었다. “어찌하여 임금님의 종들에게 이렇게 어려움을 강요하십니까? 이 종들은 얼마 전부터 짚을 받지도 못하는데, 그들은 막무가내 정해진 수량만큼 벽돌을 만들라고만 말합니다. 보십시오, 이 종들이 이제는 이렇게 심한 매까지 맞았습니다. 임금님께서는 이 백성에게 정녕 잘못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조장들은 파라오를 찾아가 강력히 항의한다. 그러나 파라오는 조금도 양보할 기색이 없다. 그래서 파라오도 이에 질세라 단호하게 대꾸한다. “너희는 참으로 게으르기 짝이 없는 백성들이다. 그러니까 너희가, ‘가서 주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는 것이다. 군소리 말고 가서 일이나 하여라. 너희에게 짚을 앞으로도 일절 대 주지 않겠다. 그러나 벽돌은 정해 준 수대로 어떤 수단을 쓰든지 반드시 만들어 내어라.”

 

파라오도 대가 차다. 그 어떤 경우에도 지금의 기준에서 더는 양보가 없단다.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다들 게을러서 그런 것이지, 자신의 요구가 결코 무리한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자손의 조장들은, “너희가 만들어야 하는 벽돌 양을 줄여서는 안 된다. 그날 일은 그날로 하여라.” 하는 말을 듣고 자기들이 곤경에 빠진 것을 알았다. 그들은 파라오 앞에서는 아무런 힘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그만큼 그들은 오랜 이집트에서의 긴 노예 생활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파라오는 파라오대로 더 이상 그들의 요구 조건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세와 아론처럼 실망만 가득 안고서, 고개를 떨어뜨리고는 그 자리에서 힘없이 물러났다. 이처럼 파라오는 강력하고 절대적인 통치자이기에 그 어느 누구도 대항할 수가 없었고, 누구도 그의 고집을 꺾을 재간이 처음부터 아예 없었다. 그러면 야훼 하느님이시라면 어떨지?

 

아무튼 조장들은 파라오를 만나 자신들에게 지워진 짐을 덜려 했지만, 끝내 그들 역시 실패했다.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파라오 앞에서 물러 나오다가 자기들을 만나려고 서 있는 모세와 아론과 정면으로 마주치자, 그들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당신들을 똑바로 내려다보시고 심판해 주셨으면 참 좋겠소. 당신들은 파라오와 그 신하들이 우리를 역겨워하게 만들어, 우리를 이제는 죽이도록 그들 손에 시퍼런 칼을 쥐어 주었소.”

 

모세와 아론의 희망은 무참히 좌절되고 만다. 이스라엘 자손의 조장들마저 자신들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이렇게 사태가 악화된 책임은 전적으로 모세와 아론에게 있단다. 전혀 실현될 수 없는 조건, 곧 종살이에서 해방하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어 사태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었다는 비방이다. 그러기에 모세도 몹시도 위축되었을 게다. 그가 하느님의 말씀을 따른 결과, 백성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그들의 삶이 한층 더 힘들어졌기에. 그래서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자손의 조장들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더욱 깊은 곤경에 빠뜨렸다는 비난을 받는다.

 

그래서 모세는 야훼 하느님의 당신 백성의 이집트 종살이로부터의 구원 개입이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불행의 시작인 양 느껴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자 모세는 주님께 돌아와 이런 솔직한 속마음을 아뢰었다. [계속]

 

[참조] : 이어서 '모세의 탄원과 하느님의 약속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조장,심판,종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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