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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25“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25 조회수2,533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20, 20-28(성 야고보 사도 축일)

 

 

 

오늘 <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질그릇에 담긴 보물의 비유를 통해서, 그리스도로 인한 고난과 영광에 대해서 전해주고 있습니다. 곧 질그릇처럼 깨어지기 쉬운 인간이지만, 그 속에 담긴 복음의 능력으로 결국에는 승리를 거두고 영광을 입을 것임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온갖 환란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2코린 4,8-10)

 

 

 

오늘 <복음>에서는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의 열정과 투신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지나치리만큼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하리만큼 강렬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마시게 될 잔을 같이 마시겠다고 선뜻 나섭니다. 그들의 어머니 역시, 대단한 열망을 가졌습니다. 자식을 향한 그의 사랑과 열망은 다른 이들에게 눈총이 될 만큼 차고 넘쳤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열망과 투신을 나무라시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이를 보고 화를 내는 다른 제자들을 불러놓고서 당부하십니다.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27)

 

 

 

사실, 이 말씀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원리로는 얼토당토 않는 말씀으로 여겨집니다. 곧 통상적 의미에서의 권력과 재물을 지닌 사회적 지위의 높낮이라기보다, 영적 높낮이에 대한 말씀으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섬기는 사람이 높은 사람이 되고, 종이 되는 사람이 으뜸이 된다는 이 말씀을 바꾸어 말하면, 섬기지 않기 때문에 높은 사람이 되지 못하고, 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으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 됩니다. 결국, 섬기는 사람이 섬김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아니 우리의 발을 씻기시고, “먼저우리를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끝내는 당신께서 섬기신 제자들에게 배반당하고도 그들을 죽기까지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참으로 당신께서는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 20,28)고 하신 말씀처럼, 섬기셨습니다. 그리하여 섬김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니 섬김을 받기보다, 마땅히 먼저섬기는 자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섬기기 위해서는 먼저 내려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먼저 자신을 낮추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종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단지 낮은 자라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혹은 누군가를 희생으로 도와주고 봉사한다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도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섬긴다는 것은 자기만 낮아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며, 나아가 상대방을 받아들여 경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자신을 낮추고 봉사한다하더라도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진정한 섬김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죄인 하나도 소중히 여기셨습니다. 길 잃은 양 한 마리도, 부러진 갈대도, 꺼져가는 심지도 결코 하챦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진정 섬기는 분이 되셨습니다.

 

 

 

우리는 교회라는 그리스도의 학교에서 주님 섬기기를 배우는 학생들입니다. 또한 우리는 성 베네딕도의 학교에서 주님 섬기기를 배우는 학생들입니다. 묘하게도 섬기는 사람은 섬기는 그 사람을 닮아갑니다. 곧 섬기면서 섬기는 그분이 되어갑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을 섬기면 예수님이 되어가고, 진리를 섬기면 진리가 되어 갑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족례 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형제를 섬기게 되면,

곧 나를 섬기는 것이요 또한 나를 보내신 분을 섬기는 것이다.”(요한 13,20)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 내 곁에 있는 내 형제를 섬김으로써, 주님 섬기기를 배워가야 할 일입니다. 형제를 섬기되, 섬길 수밖에 없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섬겨야 할 일입니다. 곧 섬김을 불러일으키는 그 마음, 섬김이 절로 터져 나오게 하여 절로 섬길 수밖에 없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것은 먼저 사랑하는 마음이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일 것입니다.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기도 -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마태 20,23)

 

 

 

주님!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주소서.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제 몸에 당신 생명을 담아주소서.

언제나 당신의 죽음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당신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소서.

오늘도 제 몸이 깨지고 부서져, 당신의 생명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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