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도미니꼬 사제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07 조회수2,200 추천수14 반대(1)

20년 동안 염색을 하였습니다. 아버님을 닮아서 일찍 머리가 하얗게 되었고 아직은 젊은 나이였기에 염색을 시작하였습니다. 염색을 하지 않고 지내는 동창신부들도 있었습니다. 염색을 해야 하는 이유도 찾으면 많고, 염색을 하지 않는 이유도 찾으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적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외부의 일정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20년 동안 하던 염색을 그만두었습니다. 오랫동안 가려졌던 하얀 머리카락을 보았습니다. 조금은 낯설었지만 곧 익숙해졌습니다. 지인들도 좋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염색을 하는 것도, 염색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며 기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문도 새롭게 지면을 개편하곤 합니다. 최근에 평화신문은 지면을 새롭게 단장하였습니다. 정민 베르나르도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사보다는 야사가 흥미진진하듯이 정민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한국 교회사의 숨은 그림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김혜경 세레나 연구원의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도 있습니다. 교회사의 큰 사건을 그림으로 보면서 해설을 읽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분도회의 박재찬 신부님의 토머스 머튼 영성 배우기가 끝났고, 작은 형제회 호명환 신부님의 프란치스코 영성배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성인(聖人)은 업적과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성인은 삶으로 그리스도의 빛을 드러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빛을 드러낸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오늘은 도미니코 사제 축일입니다. 동창 중에는 두 명이 도미니코 본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신부님은 운동을 아주 잘 하셨습니다. 테니스, 농구, 축구와 같이 공으로 하는 운동을 잘 하였습니다. 다른 신부님은 음악을 잘 하셨습니다. 전체 회식이 있을 때면 우리 반을 대표해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두 분 신부님 모두 한번 마음먹은 것은 꼭 실천에 옮기는 성격이었습니다. 한분은 운동만으로 20킬로를 감량하였습니다. 그것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감량도 중요하지만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신부님은 악기를 손에 잡으면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 때까지 연습을 하였습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동창 신부님들을 생각하면서 문득 생각합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고 실천이다.’라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은 많이 합니다. 그러나 정작 실천을 할 때는 주저하곤 합니다. 실천을 하다가도 며칠 하고 그만두곤 합니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금연을 하겠다고, 금주를 하겠다고,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은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 어머니에게서 난 자녀들도 각기 재능과 성격이 다르듯이 한 못자리인 신학교를 나왔지만 저마다 다른 재능으로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있습니다. 축일을 맞이하는 동창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예전에 이런 격언을 배웠습니다. ‘Rome was not built in a Day!'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시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이루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느님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가능성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텃밭을 가꾸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있습니다. 여린 모종이 잎을 내고, 줄기를 세우며 꽃을 피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꽃이 지는 자리에는 방울토마토, 고추, 오이, 호박이 열렸습니다. 물을 주고, 지지대를 세워주고, 거름을 주면 텃밭은 좋은 결실을 맺습니다.

 

예전에 주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들어주실 때까지 기도를 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말씀 역시 신앙 안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태산이 높다고 하지만 하늘 아래에 있는 뫼일 뿐입니다. 오르지 못할 산은 없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그래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보라,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믿음을 말씀하십니다. 그 믿음은 인내와 성실함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