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파스카 축제[32] / 이집트 체류[1] / 탈출기[3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17 조회수1,660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2. 파스카 축제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달을 첫째 달로 삼아, 한 해를 시작하는 달로 하여라. 이를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에게 이렇게 일러라. 이달 초열흘날 너희는 가정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집집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마련하여라. 만일 집에 식구가 적어 짐승 한 마리가 너무 많거든, 사람 수에 따라 자기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과 함께 짐승을 마련하여라.”

 

여기에서 첫째 달은 히브리 말로는 아빔으로서(신명 16,1 참조), 지금의 3-4월에 걸치는 달이다. 이달은 뒤에 가서 바빌론식 이름인 니산으로 불리게 된다(느혜 2,1; 에스 3,7 참조). 여기에서는 봄에 위치한 이달이 한해의 첫째 달이라는 사실이 강조된다. 이스라엘에서는 본디 한 해가 가을에서 시작하는 역법을 사용하다가, 바빌론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봄부터 시작하는 역법을 채택하게 된다.

 

주님께서 계속 이르신다. “그리고 저마다 먹는 양에 따라 짐승을 골라라. 이 짐승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으로 양이나 염소 가운데에서 마련하여라. 너희는 그것을 이달 열나흗날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모여 저녁 어스름에 잡아라. 그리고 그 피는 받아서, 짐승을 먹을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라. 그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나물을 곁들여 먹어야 한다.”

 

통상 이스라엘에서는 소와 나귀는 큰 가축, 양과 염소는 작은 가축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저녁 어스름양 저녁 사이에를 의미하는데, 탈무드, 바리사이들에 따르면 해가 기운 때부터 질 때까지의 시간을, 사마리아인들에 따르면 해가 졌을 때부터 밤까지의 시간을 가리킨다. 그리고 작은 고기를 구체적으로 누가 어디에서 잡는지는 알려 주지 않지만, 시대와 여건에 따라 가장이나 사제가 진영, 또는 각자의 집이나 성전에서(신명 16,6 참조) 잡게 된다.

 

주님께서는 계속 말을 이어가신다. “그것을 날로 먹거나 물에 삶아 먹어서는 절대 안 된다. 머리와 다리와 내장이 있는 채로 불에 구워 먹어야 한다. 아침까지 아무것도 남겨서도 안 된다.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에 태워 완전히 없애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모두가 다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사실 파스카라는 이 말은 히브리 말로는 페사흐‘, 아람 말로는 파스하이고, 이것이 그리스 말에서는 파스카로 음역된다. 이 파스카는 전통적으로 파스카 축제를 가리키기도 하고, 이때 봉헌되거나 먹게 되는 희생 제물을 주요 예식에 따라서는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 낱말의 기원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한쪽 발로 뛰어넘다, 건너가다, 넘어가다의 히브리 말 동사 파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게 지배적이다.

 

아무튼 파스카 축제는 이미 이스라엘 이전부터 있었던 유목민들의 축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축제는 이스라엘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된다. 유목민들의 단순한 연례 축제가 이스라엘에서는 이집트에서 탈출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념이 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자기들을 종살이에서 자유로,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게 하는 구원을 베푸셨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이루어진 이 파스카 전례의 발전에 대해서는 모세 오경 전반에 소개되고 있다(그 상세는 신명 16,1 참조).

 

하느님께서는 파스카 축제의 본질적 의미를 모세에게 확고하게 심어주신다. “이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면서, 사람에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 신들을 모조리 벌하겠다. 나는 주님이다. 너희가 있는 집에 발린 피는 너희를 위한 표지가 될 것이다. 내가 이집트를 칠 때, 그 피를 보고 너희만은 거르고 지나가겠다. 그러면 어떤 재앙도 너희를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이날이야말로 이집트를 탈출한 기념일로 선언한다. 이 말은 단순히 머리로 기억하거나 과거에 있었던 어떤 사건을 떠올리는 것을 가리키지 않는다. 기념은 구원을 경축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구원을 체험하는 것을 내포한다. 그러므로 구원된 사실을 경축하는 동안,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신 구원이 당신 백성에게 새롭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념일은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오늘을 사는 하느님 백성에게 실제로 구원이 이루어지며, 하느님이 결정해 주실 종말을 예시한다.

 

이어서 하느님께서는 농경 축제와 관련된 누룩 없는 빵을 먹어야 하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것과 세부 내용을 두루 말씀하신다.[계속]

 

[참조] : 이어서 '무교절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파스카,아빔,니산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