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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나부랭이 신자의 넋두리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23 조회수1,638 추천수0 반대(0) 신고

 

나부랭이 신자의 넋두리입니다. 제가 오늘 본당 교중 미사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제외하고 근 3개월 동안 오랜만에 참석을 했습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수도원에 피정 준비하는 과정의 일환이었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교중미사를 참석했습니다. 평소 주보를 보면서 지금 대충 평균적으로 얼마 정도의 교우님들이 참석하는지는 알 수가 있습니다.

 

주보에 공지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질본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지금 코로나 사태가 이번 주말을 통해 새로운 분수령이 될지 모르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있는 상황임을 재차 강조를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오늘 주일미사에 얼마나 많은 신자분들이 참석하실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하지만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성전 내부로 들어오는데 기분이 찹찹했습니다. 성전 내부가 너무나도 썰렁해서 그렇습니다.

 

성전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교우님들이 전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에 대해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게 확연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을 해야 할까요? 최근에 타교구에서 각 교구마다 내린 지침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참고를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신부님들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나름 교회의 앞날에 대한 진단 등 여러 자료와 오늘 본당의 분위기를 보면서 나부랭이 신자이지만 교회의 앞날이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 걱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꼭 믿음이 좋은 사람만이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니니깐요. 믿음이 부실한 사람도 걱정은 할 수가 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생각을 좀 한 게 있습니다. 워낙 잘 알고 있는 표현입니다. 며칠 전에도 나온 복음에도 있습니다. 첫째가 꼴찌되고 꼴찌가 첫째된다는 내용입니다. 요즘은 어떻게 표현이 된지는 모르지만 25년 전에 개신교 성경에는 이렇게 번역되어 있습니다. 먼저된 자 나중 된자 이런 식으로 번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성경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비유는 다양하게 해석하고 의미를 묵상할 수가 있습니다. 이때 당시 개신교 성경에 나온 이 표현을 각각 해석에는 차이가 조금은 나겠지만 대동소이한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오래했다고 나중에 선두에 서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런 개념으로 해석을 했습니다. 늦게 신앙생활을 해서도 선두에 설 수가 있다는 그런 개념입니다.

 

얼마 전에 포도밭 비유 복음이 나오는 날 원주교구 신부님과 약 30분 정도 이야기하면서 이와 같은 의미를 달리 해석했습니다. 사실 포도밭 복음의 비유에 대한 설명은 워낙 책이나 강론을 통해서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해석이라 잘 아는 것이었지만 그날은 제가 색다른 묵상을 한 게 있어서 그 내용을 한번 올리려고 했지만 당분간 글 쓰는 것을 단념했기에 그냥 언제 기회가 있다면 그때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난세에 영웅이 나옵니다. 시대가 평온하면 영웅이 나오지 않습니다. 신앙은 인간의 눈으로는 평가를 할 수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 상황은 각 개인의 신앙생활에서 한차례 지나가는 바람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교회라는 테누리 안에서 보더라도 위기임에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신부님들의 진단에도 그런 내용이 다수 나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각 신자 개개인에게도 위기일 수가 있습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가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도약이 될 수가 있고 한편 조직에서 도태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과 같은 팬데믹 현상이 일어나서 인류 전체에게는 비극인 사실이지만 이 상황과 맞물려서 자칫 경계를 잘못 느슨하게 한다면 지금까지 열심히 나름 신앙생활을 한 신앙인에게는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도로하미타불이 될 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해서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잘 슬기롭게 지내느냐가 자신의 신앙에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믿음과 신앙도 평온할 때는 잘 모릅니다. 원래 신앙이 깊은지를 잘 알 수가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시련이 닥쳤을 때 시련에 대처하는 방법을 보면 그 사람의 신앙의 심지가 어떤지를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분명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시점에서 조금만 더 지나면 신앙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날 거라고 많은 분들이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현실이 가톨릭 전 교구에서 현실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장 비근한 예로 주일 미사 참례자 수 현황을 보면 여실히 그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를 합니다.

 

마라톤 경기에서 볼 수 있듯이 처음 좋은 페이스로 유지를 한다고 해서 나중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가 있는 게 아니듯이 우리의 지금 신앙도 마라톤에 비유를 한다면 최종 목적지에 가까워오면 올수록 뒷심을 잘 발휘해서 순위가 역전을 하는 것처럼 어쩌면 지금의 현 상황에서 그동안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했다면 이 기회를 바탕으로 새로 각자 자신의 신앙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이것도 한 개인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도보순례나 행진을 하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한 행렬에서 낙오가 되더라도 최대한 간격이 벌어지지 않아야 떨어지는 간격을 최대한 줄일 수가 있어서 대열에서 같이 합류해서 진행할 수가 있지만 대오에서 조금씩 간격이 벌어지면 나중에는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되어 걷잡을 수가 없을 정도로 뒤처지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신앙에 빗대어 비유를 한다면 이와 같은 위기가 자신의 신앙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기회로 삼을 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또한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시기를 허투루 보낼 수가 없을 겁니다. 어쩌면 더 분발하려고 하는 분발심을 낼 수가 있다고도 봅니다.

 

또한 어쩌면 이런 시기에 인간적인 생각을 조금 한다면 하느님께 좋은 점수를 얻울 수가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구약에 보면 하느님을 묘사할 때 질투의 하느님이라고 묘사를 한 대목이 있습니다. 이때의 질투가 인간 세상에서 사용하는 그런 질투이겠습니까? 그렇지 않을 겁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하느님의 위신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겁니다.

 

이때의 질투는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일 것입니다. 그와 같은 인간적인 시각으로 하느님의 심정을 헤아려보게 되면 사람도 어려운 시기에 서로 마음을 나누고 힘이 되어준다면 그 은혜를 잊지 않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하물며 천지와 만왕의 왕이신 하느님께서 물론 그렇지는 않으시겠지만 지금은 아마도 무척 외로우실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지금 약간 환난에도 믿음과 신앙이 흔들리는 자녀들을 보시게 된다면 말입니다. 이럴 때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드리는 든든한 자녀가 되어드린다면 하느님의 마음에 얼마나 크나큰 위로가 되지 않으시겠습니까?

 

사람도 자기가 낳은 자식이라도 좀 더 마음에 가는 자식이 있다고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질투하시는 하느님이라고 성경이 표현한 것을 보면 하느님의 신성에 인간의 인성이 들어갈 여지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없으실 거라고는 단정해서 말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정답이 나왔습니다. 하느님은 공의롭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이시라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비를 내려주시는 분이시지만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하느님의 든든한 자녀가 된다면 인간적으로 좋은 점수를 얻는다는 게 좀 우스운 것처럼 보일 수가 있지만 하느님 눈에 낙점이 된다면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선택받은 이가 적다고 하신 말씀에 근거해 봤을 때 이 낙점이 어쩌면 또 다른 하느님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시련쯤이야 거뜬하게 넘길 수가 있는 신앙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께 힘이 되어 드리는 자녀가 되어드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위기를 잘 슬기롭게 극복하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 지혜와 성령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간구하는 멋진 신앙인이 되어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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