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24 조회수2,601 추천수14 반대(0)

한국은 자동차의 번호판이 전국적으로 같습니다. 예전에는 지역을 표시하는 번호판이 있었습니다. 번호의 숫자와 지역이 같이 있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역을 차별하는 요인도 있고, 다른 지역으로 주소를 옮기면 번호판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모든 지역의 번호판을 동일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주마다 번호판의 색상, 디자인이 다릅니다. 제가 있는 뉴욕은 대부분의 차량이 노란바탕의 번호판입니다. 다른 주에서 오다가 차량의 번호판이 노란색이 많으면 뉴욕으로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부는 모르지만 주마다 번호판에 자신들의 상징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제국의 주, 정원의 주, 미국의 영혼, 햇살이 비추는 주, 외로운 별, 자유롭게 살거나 죽거나, 헌법의 주와 같이 주의 상징을 번호판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개성과 자유를 드러내는 면에서는 좋은 번호판 같습니다.

 

미국의 한인 성당에도 특징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지역이름이 앞에 옵니다. 퀸즈, 베이사이드, 부르클린, 펜실베이니아, 워싱턴과 같습니다. 그 다음에는 성당의 주보성인을 표시합니다. 한국의 성당은 주보성인이 마리아, 요셉, 베드로, 예수성심, 바오로와 같은 교회의 성인이 많습니다. 제가 전에 있던 본당은 성 요셉을 주보성인으로 모셨습니다. 말없이 성가정을 돌보셨던 요셉 성인, 노동자와 임종자의 수호성인인 요셉의 전구함으로 본당이 신앙 공동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한인 공동체는 대부분 한국의 성인을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성 정하상 바오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103위 순교성인과 같은 주보성인을 모십니다. 외국에서 신앙생활을 하지만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자부심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발처럼 여기는 고마운 자동차가 있습니다. 신앙인들은 자동차에 성물을 놓고 다닙니다. 묵주, 고상, 성화를 걸거나 붙여 놓습니다. 성인들의 전구하심을 청하기도 하지만, 안전운전을 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집은 대부분 마당이 있습니다. 마당에는 잔디와 나무 그리고 꽃이 있습니다. 신앙인의 집은 마당에 성상을 모셔놓곤 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 성모님,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집을 나가고 들어올 때 성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루의 시작을 감사드리고, 하루의 마침을 고마워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교우들의 가정을 방문하면 성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례 때 선물로 받기도 하고, 축일에 선물로 받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성상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좋은 것을 보면 좋은 마음이 생기듯이, 성상과 성물을 보면 우리의 부족한 신앙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본당에 주보성인을 정하고 모시듯이, 가정에도 가족들이 상의를 해서 주보성인을 모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기도할 때 주보성인의 전구하심을 청하면 주보성인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상징과 표징도 필요합니다. 성물과 성상도 필요합니다. 주보성인의 전구하심을 청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님께 대한 항구한 믿음이며, 믿음을 삶을 통해서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십일조도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의로움과 자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신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성물과 성상이 집안에 있는 것도 필요합니다. 성물을 차안에 놓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준법운전을 넘어 양보운전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굳건히 서서 우리의 말이나 편지로 배운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또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영원한 격려와 좋은 희망을 주신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어 온갖 좋은 일과 좋은 말을 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