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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마싸와 므리바의 물[3] / 광야에서의 이동[2] / 탈출기[4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28 조회수1,84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 마싸와 므리바의 물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는 주님의 분부대로 신 광야를 떠나 차츰차츰 자리를 옮겨 갔다. 그들은 르피딤에 진을 쳤는데, 백성이 마실 물이 없었다. 백성은 우리가 마실 물을 내놓으시오.” 하면서 모세와 시비하였다. 이렇게 그들은 반유목민의 이동처럼, 천막을 치고 얼마 동안 머물다가 다시 천막을 거두어 이동을 반복했다. ‘내놓으시오에 해당하는 동사는 히브리 말에서는 복수형이다. 이는 모세뿐 아니라 아론, 심지어 주님에게까지 항의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 같다.

 

그러자 모세가 말하였다. “어째서 나와 시비하려 하느냐? 어째서 주님을 시험하느냐?” 사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시험하실 수 있다(15,25). 그런데 인간 역시, 하느님께 도전하고, 그분의 개입을 자기의 당연한 권리인 양 요구함으로써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이다(.이사 7,12 참조). 이렇게 백성이 모세에게 시비를 거는 것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며, 그것은 모세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과 더 나아가 주님께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백성은 그곳에서 목이 말라, 모세에게 불평하며 말하였다.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왔소? 우리와 우리 자식들과 가축들을 목말라 죽게 하려고 그랬소?” 이처럼 지금 물이 없어 목말라 죽을 지경이라면, 모세인들 어찌 목이 타지 않겠는가? 백성이 모세를 당장이라도 돌로 쳐 죽일 것만 같을 정도로 상황이 험악해졌다. 그렇지만 모세는 자기 능력으로는 그들에게 마실 물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하느님 야훼가 이 백성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 백성에게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제 조금만 있으면 저에게 돌을 던질 것 같습니다.” 모세의 이 호소는 백성의 원성은 물이 없어 그야말로 죽을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왜 당신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그냥 보고만 계시냐이다. 아니, 도대체 야훼 당신께서는 뭐 하시는 분이시냐며 속된 말로 겁박하는 투다. 모세 자신이 오히려 돌에 맞을 처지인 더 죽을 지경이란다.

 

그러자 주님께서 모세에게 그 해결책을 자세하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의 원로들 가운데 몇 사람을 데리고 백성보다 앞서 나아가거라. 나일 강을 친 너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가거라. 이제 내가 저기 호렙의 바위 위에서 네 앞에 서 있겠다. 네가 그 바위를 치면 그곳에서 물이 터져 나와, 백성이 그것을 마시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그 자리에 초대된다. 이는 야훼가 곧 하느님이시고, 모세는 당신께서 세우신 지도자임을 다시금 입증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구원의 도구는 하느님의 권능을 상징하는 모세의 지팡이다. 일찍이 나일 강물을 쳐서 생명의 물을 죽음의 물로 만든 그 지팡이가 이제는 거꾸로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물을 쏟아 낼 참이다. 사실 이는 지팡이 자체에서라기보다 하느님의 권능이 작용하기 때문일 게다. 마라에서는 쓴물을 단물로 바꿀 때는 이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때는 하느님께서 손수 집어주신 단 하나의 나무였다.

 

그렇다면 그때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쓴물을 향해 그 지팡이를 들라고 명령하지 않았을까? 이는 어쩌면 백성이 지팡이에 어떤 마력이 있는 것으로 오해할까 염려를 했을 수도.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단지 상징물인 나무를 보여주면서(15,25 참조) 모세를 시험하였다. 그렇다. 지팡이에는 아무런 능력이 없다. 능력은 오직 하느님께 속해 있다. 하느님께서 보여 주신 나무 역시 단지 상징이었다. 그렇지만 모세는 하느님을 믿었기에 그 나무를 물에 던졌을 뿐이다. 그렇게 하느님을 믿기만 하면, 구원되리라는 것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마라에서는 먹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쓴물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이곳 르피딤에는 아예 물이라곤 찾을 수가 없고 돌과 바위만 널려 있었다. 이제 하느님께서 모세 앞에 서시겠단다. 모세 뒤에는 이스라엘의 원로가, 그 뒤에는 백성이 이 시험을 지켜볼 참이다. 이 모습은 실로 백성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그들의 불신으로 하느님을 시험하고자 증언대에 세우신 거나 다름이 없었기에. 어쩌면 이는 야훼 하느님께서 손수 시험대에 서시어, 당신 영광을 드러내시어 저 못난 당신 백성을 부끄럽게 만들어 당신의 사랑과 자비를 보여줄 참이시리라.

 

드디어 손에 쥔 지팡이로 호렙의 바위를 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모세는 이스라엘의 원로와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하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실제로 순식간에 일어났다. 모세의 지팡이가 바위를 치자마자, 그곳에서 엄청난 물이 터져 나온다. 야훼 하느님이 서 계신 바위에서 목마른 백성이 마실 물이 하늘로 솟구친다. 하느님의 영광이 물과 함께 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드러났다.

 

그렇게 물은 반석에서 터져 나왔고 그 백성은 그 물로 마음껏 마셨다. 그렇다면 속 시원히 물을 마신 그들 모두가 하느님의 선한 자비와 사랑을 담뿍 느꼈을까? 그리고 하느님의 이 선하신 호의를 맛본 자들은 과연 그 얼마였을까? 이렇게 르피딤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이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계시는가, 계시지 않는가?” 하면서 야훼 하느님을 시험하고 시비하였다 해서, 그곳의 이름을 마싸와 므리바라 하였다. 마싸는 시험’, 므리바는 다툼을 뜻한다.

 

아무튼 이스라엘 자손들이 마싸와 므리바에서 바위에서 솟구친 물을 마신 뒤 시나이 산에 이르기 전에, 아말렉족이 몰려와 르피딤에서 이스라엘과 싸움을 벌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아말렉족과 싸움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마싸,므리바,호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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