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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려운 삶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29 조회수1,922 추천수3 반대(0) 신고



창세 19,30-38 모압족과 암몬족의 기원을 읽고

 

"롯은 초아르를 떠나 산으로 올라가서 가기의 두 딸과 함께 살았다. 초아르에서 사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롯은 자기의 두 딸과 함께 굴속에서 살았다." (창세 19,30)

 

소돔이 멸망하기 전에 주님의 천사는 롯에게 "휩쓸려 가지 않으려거든 산으로 달아나시오."(창세 19,18)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롯은 자신은 산으로 달아날 수가 없다고 하면서 초아르 성읍으로 달아나게 허락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주님의 천사는 롯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런데 창세 19,30에 보면 롯은 초아르에서 사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초아르를 떠나 산으로 올라가서 굴 속에서 살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롯은 초아르에 사는 게 왜 두렵게 느껴졌을까요?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삶은 바로 하느님 없이 사는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롯은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초아르를 선택했고, 주님의 천사는 롯이 초아르에 사는 것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왜 롯은 초아르에서 살면서 두려움을 느꼈는지 묵상해 봅니다. 사람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 때인데, 롯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살았다는 것이 바로 초아르에서의 삶입니다. 그렇게 하느님 없이 사는 삶을 살았으니 두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롯은 처음 주님의 천사가 일러준 대로 산으로 올라갔지만, 주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았기에 '굴속'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사람이 하느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하느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삶을 사는 것만이 아니라, 결국 사람과의 관계도 단절된 고립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롯이 굴속에서 살았다는 표현을 통해서 우리는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하느님과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롯의 두 딸들은 "이 땅에는 세상의 풍속대로 우리에게 올 남자가 없구나."(창세 19,31) 하면서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한 다음 아버지와 함께 누워 자손을 얻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과 관계가 단절된 삶, 세상 사람과 단절된 삶, 결국 자신들만의 굴속에서 사는 삶을 사는 두 딸에게 그들의 고백 그대로 장가들러 올 남자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주님, 제가 가장 행복한 때가 바로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주님의 뜻에 따라 살 때임을 깨닫게 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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