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2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29 조회수2,300 추천수6 반대(0)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제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의견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엘리야라고 하기도 하고, 예언자 중에 한 명이라고 하기도 하고,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그러면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제자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의견을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성서는 베드로 사도의 이야기만 전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의 대답에 만족하셨던 것 같습니다. 베드로 사도를 칭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몬 바르요나, 나는 너를 베드로(반석)이라고 부르겠다. 내가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 나는 너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고, 네가 땅에서 묶으면 하늘에서도 묶일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가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답변을 하였기에 칭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고난을 겪고, 죽임을 당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저마다 예수님의 말씀에 답변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서는 베드로 사도의 이야기만 전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고난의 잔을 마실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영광의 잔을 마셔야 합니다.’ 베드로 사도를 칭찬하셨던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엄하게 꾸중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 천국의 열쇠를 받았던 베드로 사도는 결코 천국에 갈 수 없는 사탄이란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사람의 일을 생각하면 천국의 열쇠를 가졌다고 해도 하느님께 갈 수 없다고 하십니다. 사람의 일을 생각하면 반석 위에 세워진 교회도 무너질 수 있다고 하십니다.

 

제가 있는 부르클린 교구에는 한인 공동체가 4곳 있습니다. 퀸즈, 베이사이드, 우드사이드, 부르클린 한인 공동체입니다. 4곳에서 판공성사를 도와주기도 했고, 미사를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퀸즈 성당은 오랜 역사가 있고, 한인만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큰 형님과 같은 공동체입니다. 베이사이드 성당은 성전이 참 아름답습니다. 제의방도 넓고, 제대도 화려합니다. 우드사이드 성당은 미국 성당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그러기에 더욱 가족 같은 공동체입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사제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부르클린 성당도 미국 성당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한국으로 휴가를 가셨고, 요즘은 제가 주일 미사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저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고, 따뜻한 신앙공동체입니다. 본당 재정의 규모와 신자의 숫자로 비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큰 의미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다면 바로 그곳이 반석 위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뜻을 따르고 세상의 기준으로 살아간다면 아무리 크고 화려한 성전이라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에게 조롱과 멸시를 받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하느님의 뜻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교회의 역사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증언하고 있습니다.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에 의해서 박해를 받았고, 순교하였습니다. 가족들과 헤어져야 했고, 가진 것을 빼앗겼고, 노예로 팔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굳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한 사람들은 천국에서 빛나는 신앙의 별이 되었고, 그분들이 흘린 땀과 눈물은 교회의 굳건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모두 다락방에 숨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배반하였습니다. 그만큼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세상의 뜻을 따른 이야기도 숨김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조롱과 멸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교를 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박해를 견디지 못하고 밀고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시기와 질투 때문에 공동체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고 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세상의 권력과 타협하여 다른 종교와 문화를 탄압하기도 했습니다. 과학적으로 자명한 사실을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제2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래서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미워하면 미워할 일이 생깁니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고, 찡그리면 찡그릴 일이 생깁니다. 이해하면 이해할 일이 생기고, 오해하면 오해할 일이 생깁니다.’ 감사와 기쁨, 이해와 사랑은 우리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미움과 분노, 오해와 불신은 우리의 능력을 땅에 묻는 가장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을 늘 마음에 담고 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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