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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모세와 손에 손잡고[4] / 광야에서의 이동[2] / 탈출기[4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29 조회수1,647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모세와 손에 손잡고(탈출 17,8-16)

 

이스라엘 자손들이 마싸와 므리바에서 바위에서 솟구친 물을 마신 뒤 시나이 산에 이르기 전에, 아말렉족이 몰려와 르피딤에서 이스라엘과 싸움을 벌였다. 아말렉족은 야곱의 쌍둥이 형 에사우의 아들인 엘리파즈가 소실 팀나에게서 얻은 아말렉의 후손이다(창세 36,12 참조). 그들은 사해 아래에 위치한 네겝 지방(민수 13,29 참조)에 살고 있으면서 팔레스티나 서남쪽 광야 지역과 시나이 반도 일원에서 유목 생활을 하였다. 아말렉이라는 이름은 죄 있는 백성을 뜻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오랜 이집트에서의 종살이를 끝내고 가나안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처음으로 맞닥뜨려 싸운 민족이 아말렉족이었다. 아마도 그들은 자기들의 생활 근거지로 들어온 낯선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패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공격을 했을 게다. 그들은 이 후에도 이스라엘 민족들이 이동 중에 지쳐 있을 때, 뒤에 처진 사람들을 수차 공격해서 많이 죽였던 모양이다(신명 25,17-18 참조).

 

아무튼 아말렉족이 공격해 오자,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말하였다. “너는 우리를 위하여 장정들을 뽑아 아말렉족과 싸우러 나가거라. 내일 내가 하느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언덕 꼭대기에 서 있겠다.” 성경에 여호수아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는 이스라엘 군대의 지휘관으로 모세를 모시는 시종이다. 눈의 아들인 그는 에프라임 지파의 대표(33,11), 그리스어 이름은 예수이며, 히브리어로는 야훼는 나의 구원이다. 그는 모세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나중에 가나안 정복 당시에는 훌륭한 지도자로 활약한다.

 

여호수아는 모세가 말한 대로 아말렉과 싸우고, 모세는 아론과 후르와 함께 언덕으로 올라갔다. 후르는 을 뜻하며, 그의 집안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지만, 아론과 함께 이스라엘 백성을 재판하는 지도자였다(24,14). 여호수아가 아말렉족과 싸우는 동안 참으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우세하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족이 우세하였다. 지팡이를 손에 쥔 손 든 모세의 모습이 어땠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손을 들고 내리고의 모습에 따라 전세가 변한다는 것이다.

 

손을 올리면 이스라엘이 유리하고 내리면 불리하다니, 이는 야훼 하느님이 모세의 손 위치에 따라 전투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이다. 그러지 않고는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날 수가 없을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의당 모세의 손이 처지지 않도록 해야만 했을 게다. 그러니까 그것은 단지 모세의 의지로 이루어질 수밖에. 그러나 그렇다고 온종일 내내 모세가 손을 들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세가 피곤하여 손을 내리면 아말렉족이 유리하게 이끄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

 

그래서 모세의 손이 무거워지자, 아론과 후르는 돌을 가져다 모세의 발 아래 놓고 모세의 자리를 마련하여 그를 돌 위에 앉혔다. 그런 다음 아론과 후르가 한 사람은 이쪽에서, 다른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두 손을 좌우에서 각각 붙들어 떠받쳐 주니, 그의 손이 해가 질 때까지 전혀 처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모세의 젊은 시종 여호수아는 끝내 아말렉과 저들의 백성을 칼로 무찔렀다. 하느님께 구원을 간청할 때에는 이렇게 공동체가 힘을 합쳐 간청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손에 손잡고[Hand in Hand] 함께하면 된다는 거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 일을 기념하여 책에 기록해 두어라. 그리고 내가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하늘 아래에서 완전히 없애 버리겠다는 것을 여호수아에게 똑똑히 일러 주어라.” 이 말씀은 르피딤에서의 전쟁에서 아말렉족을 완전히 섬멸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세력을 약화시켰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아말렉족은 판관 시대 내내 이스라엘을 괴롭혔고 다윗 시대에도 네겝 일대의 이스라엘 국경 지역을 자주 유린하고 다녔다. 아무튼 하느님께서는 아말렉족을 언젠가는 완전히 기억 밖으로 보내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리하여 모세는 그곳에 제단을 쌓아 그 이름을 야훼 니씨라 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손 하나가 주님의 어좌를 거슬러 들리리니, 주님과 아말렉 사이에 대대로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이스라엘과 아말렉족 사이에는 여러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지만, 그때마다 야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편에 서시어 끝까지 싸워 주시겠다는 것이다. 야훼 니씨는 주님은 나의 깃발이라는 뜻이다. 손에 손잡고 함께 악의 세력에 대항하자. 하느님께서도 함께하실 것이니까.

 

미디안의 사제이며 모세의 장인인 이트로는, 하느님께서 모세와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 하신 모든 일, 곧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어떻게 이끌어 내셨는지를 들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모세가 장인 이트로를 만남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아말렉,네겝,엘리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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