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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온 천지를 요동치면서[2] / 시나이 체류[3] / 탈출기[4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01 조회수1,359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 온 천지를 요동치면서 / 계약 체결 준비와 하느님 나타나심(탈출 19,9-25)

 

이리하여 십계명을 받을 준비는 마련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계약 체결의 약속에 순종하겠다고 고백한 것이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짙은 구름 속에서 너에게 다가가겠다. 그러면 내가 너와 말하는 것을 백성이 듣고 너를 언제까지나 믿게 될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구름은 당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행동하시는 하느님의 오심을 나타내는 상징이다(40,34-38; 1열왕 8,10 참조). 공관 복음에서 공통으로 소개되는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이야기에서도 구름이 예수님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현존을 가리킨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마태 17,5)

 

모세가 백성의 말을 주님께 그대로 전해 드리자,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백성에게 가거라.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하게 하고, 옷을 빨아 셋째 날을 준비하게 하여라. 바로 이 셋째 날에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시나이 산에 내릴 것이다. 그리고 백성에게 경계를 두루 정하여 주고 이렇게 일러라. ‘산에 오르지도 말고 산자락을 건드리지도 마라. 산을 건드리는 자는 누구든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런 자는 아무도 손을 대지 말고, 돌이나 활에 맞아 죽게 해야 한다. 짐승이든 사람이든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숫양 뿔 나팔 소리가 길게 울리거든, 백성을 산으로 올라오게 하여라.”

 

여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십계명을 받기 전에 성결하게 준비하라는 하느님의 첫 지시가 있었다. 이는 일종의 종교 축제에 참석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성스러운 행위를 가리키는 것일 게다. 아무튼 하느님께서는 삼 일째 되는 날, 십계명을 받으러 모세와 함께 산으로 올라올 사람만 데리고 올 것을 정말 신신당부한다. 이들은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의 원로 일흔 명이다(24,1.9). 이 명단에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는 그래도 이해가 되지만, 그밖에 일흔 명은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다. 이는 하느님의 뜻이려니 하고 넘길 수밖에. 여하튼 이들 외에는, 산이나 산의 그 어느 자락이라도 건드리는 자는 누구든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나.

 

모세는 산에서 백성에게 내려왔다. 그는 백성을 성결하게 하고, 그들은 자기들의 옷을 빨았다. 그는 백성에게, “셋째 날을 준비하고 여자를 가까이하지 마라.” 하고 말하였다. 옷을 깨끗이 세탁하여 입는 것은 전통적으로 장엄한 어떤 일을 앞두고 준비하는 행위이다. ‘여자를 가까이 하지 마라는 외적 절제는 세상의 것을 멀리하는 올바른 내적 삶을 강조하는 것일 수도. 아무튼 계약 체결은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 아니기에, 이처럼 특별히 준비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리라.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지시를 그대로 다 차분히 준비하면서 실천하였다. 아무튼 그들은 지금까지 그 오랜 기간 광야의 여정을 통해서 하느님과의 만남을 나름대로 준비해 왔기에, 이제 마지막 그 정화의 단계로 목욕재계하고 아주 정갈한 옷차림으로 하느님을 맞이할 채비를 다 마쳤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모세와 함께 구름 속에서 번개가 번뜩이고 우렛소리와 함께 숫양 뿔 나팔 소리가 길게 울리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마침내 셋째 날 아침이 되었다. 이날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을 구해주신 야훼 하느님을 뵙는 그야말로 결정적인 날이다. 웅장한 우렛소리와 함께 하늘을 밝히는 번개가 내리치고 짙은 구름이 산을 덮은 가운데 뿔 나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진영에 있던 백성이 모두 떨었다. 하느님께서 내려오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모세가 백성을 진영에서 데리고 나오자 그들은 산기슭에 섰다.

 

그때 시나이 산은 온통 연기가 자욱하였다. 주님께서 불 속에서 그 위로 내려오셨기 때문이다. 마치 가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연기가 솟아오르며 산 전체가 심하게 뒤흔들렸다. 뿔 나팔 소리가 점점 크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모세가 말씀을 아뢰자, 하느님께서 우렛소리로 대답하셨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시나이 산 위로, 정확하게 그 산봉우리로 내려오셨다.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모세를 그 산봉우리로 부르시니, 모세가 올라갔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려가서 백성에게, 주님을 보려고 밀려들다 많은 이들이 죽는 일이 없게 다시금 경고하여라. 주님에게 가까이 오는 사제들도 자신을 성결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님이 그들을 내려칠 것이다.” 모세가 하느님께 대답하였다. “‘산에 경계를 정하여 그곳을 반드시 성별하여라.’ 하고 주님께서 저희에게 경고하셨기 때문에, 백성은 아무도 제 마음대로 시나이 산으로 올라올 수 없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려가서 아론과 함께 올라오너라. 그러나 사제들이나 그밖의 백성이 주님에게 올라오려고 밀려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주님이 그들을 내려칠 것이다.” 이처럼 아론만을 대동하라는 것은, 일반 백성과 달리 모세와 아론은 하느님 앞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았다는 거다. 그리고 그분께서 백성에게 경계를 넘지 말라는 것은, 하느님께서는 거룩한 분이시기에 그렇다. 이스라엘 백성은 중재자를 통해서만 하느님을 뵐 수 있으니, 자신의 분수로 결코 넘지 말라는 뜻일 게다. 모세는 백성에게 내려가 말하였다.

 

온 백성은 우렛소리와 불길과 뿔 나팔 소리와 연기에 싸인 산을 보고 있었다. 온 천지를 요동치면서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으로 내려오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십계명-중재 요청과 개요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십계명,구름,우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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