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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바늘 도둑이 소 도둑 [11] / 시나이 체류[3] / 탈출기[5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10 조회수2,312 추천수1 반대(1)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1. 바늘 도둑이 소 도둑 / 십계명 7&10 도둑질과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탈출 20,15.17)

 

일곱 번째 도둑질하지 마라와 열 번째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계명을 묶어서 묵상해 보자. 둘 다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이기에 그렇다. 여기서 혼란스러운 이웃의 아내를 탐내는 것에 대해서는 아홉 번째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에서 여섯 번째 간음하지 마라와 함께 묵상했기에 여기에서는 아예 빼기로 한다. 아무튼 이 두 계명은 십계명 전체를 요약하는 것 같다. 이는 한 인간의 영적 평화를 깨뜨리면서, 여기서부터 또 다른 모든 잘못이 생겨날 수 있기에.

 

사실 동사 탐내다는 일반적으로 남의 금은보석과 같은 값진 물건을 착취하려 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때로는 이 말은 외적 행위가 아닌 단순히 내적 자세, 곧 마음속만의 갈망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게다. 그렇지만 소유하려는 실제 행위가 없는 단지 마음만의 다짐이라면 굳이 계명으로 금할 필요까지야 어디 있을까? 그러기에 이 탐내다의 동사는 마음의 충동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가지려는 대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불법으로 착취하려는 탐욕의 시도까지도 포함한다고 보는 게 마땅하다.

 

그래서 이 말이 행위로 이어지는 탐욕을 뜻한다고 간주하기에,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지 간에 탐내서는 안 된다는 마지막 열 번째 계명은, 이웃의 소유물을 아예 탐내어 훔치지 말라는 금지 명령이다. 그러기에 이 계명은 필연적으로 일곱 번째의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와 중복될 수밖에 없다 하겠다. 누가 뭐래도 도둑질은 실제 행위이다. 탐내는 마음을 강하게 가져, 결국 불법으로 외적인 행위를 일으켜 이웃의 재산을 탈취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이 두 계명은 이런 불법적인 행동을 원천적으로 금하고 있는 것이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라는 계명에 관한 정확한 교부들의 전승 내용과 유다 라삐들의 주석에 따르면, 이 계명은 사람을 노예로 만드는 일을 금지하는 것이 그 본래 의도라나(탈출 21,16 참조). 이러한 행위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기에. 그래서 이 계명은 원래 노예무역을 하던 이들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초기 이스라엘에서는 이것이 하나의 큰 문젯거리였지만, 이 계명처럼 강력한 법령이 강력하게 시행되면서 완전히 근절되었단다. 이처럼 일곱째의 이 계명의 애초 의미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옹호하는 데 있었다.

 

그 후 이 계명은 재산에 대한 도둑질의 금지로 차츰 이해되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재산을 훔치는 일에 대한 일반적인 금지 명령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하여 이 계명은 오랜 세월 동안 사유 재산을 수호하는 방편으로 이용되어 왔다. 사실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실 때는,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라는 계명에는 그 대상자가 뚜렷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에, 남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라는 것인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유괴인지에 대한 여러 의견과 주장이 있었지만, 주요 대상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대로 주로 짐승(21,37; 22,11) 내지는 재물(22,6; 창세 44,8)이었다.

 

누가 뭐래도 절도는 남의 재물을 탐내 도둑질하는 것으로 인간 공동체를 파괴하며, 하느님의 정의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절도는 일차적으로 사물이 아닌 인격체를 원초적으로 거스르는 잘못된 것이다. ,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에 대한 침해이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신성한 노동을 주셨고, 인간은 노동의 결실을 맛보도록 창조되었는데, 이것이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 뜻의 핵심이다.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데려다 에덴 동산에 두시어,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창세 2,15)

 

따라서 십계명은 개인의 재산을 보호하여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과 사랑의 계약을 맺어 완전한 인격체로 자유를 수호하려는 데 있다. 이렇게 십계명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바라는 사회 형태가 어떤 것인지를 잘 인식하게 해 준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마라는 이 두 계명은 단순히 남의 재물을 단순히 훔치는 차원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누구나 이 계명을 지킴으로써, 부의 축적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하느님의 섭리인 그분 사랑에 앞장서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두 계명은 어쩌면 십계명 전체를 요약한 것으로 볼 수가 있기에,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탐욕을 단호히 물리쳐야만 한다.

 

나아가 우리는 우리의 영적인 삶의 방향을 남의 것을 넘보는 탐욕의 마음을 버려서, 공동체의 구성원이 지녀야 할 계명을 지키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이 두 계명을 축으로 하는 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의 가정생활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이웃에게 속한 것을 소유하려는 모든 시도를 금지시킨다. 이는 하느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인간의 품위를 빼앗는 모든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우리는 작은 일상에서의 이런 나쁜 마음을 버리지 않는 한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라는 속담처럼, 재물에서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늘 유념하면서 참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백성은 멀찍이 서 있었고, 모세는 하느님께서 계시는 먹구름 쪽으로 가까이 갔다.[계속]

 

[참조] : 이어서 '12. 계약의 책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도둑질,재물,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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