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11 조회수2,947 추천수13 반대(0)

날씨가 더워지면서 산보 가는 길에 물을 가지고 다닙니다. 보온병에 얼음을 넣고 레몬을 썰어 넣었습니다. 마음속으로 정해 놓은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목이 말라도 물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쉼터에 도착하면 물을 한 모금 마십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이 땀을 흘리고 갈증이 났을 때 마시는 물은 꿀맛입니다. 목마르지 않았다면, 땀을 흘리면서 걷지 않았다면 그저 그런 물맛이었을 겁니다. 작년에 이태리의 돌로미테로 산행을 갔을 때도 경험했습니다. 높은 산을 오르고 또 올라 정상의 산장에 도착해서 산 아래를 바라보며 마시는 한 잔의 물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뒤에 올라오는 분들에게 건네주는 물은 정말 단물이었을 겁니다.

 

예루살렘의 시장 길에는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가시는 십자가의 길에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3번씩이나 넘어지는 십자가의 길에 위로가 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타는 목마름을 적셔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습니다. 베로니카가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수건으로 닦아 드렸습니다. 성모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과 함께 하셨습니다. 많은 순례자들이 시끄러운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십자가의 길을 바치면서 순례를 합니다. 십자가의 길 5처와 6처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걸 보았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3번에 걸쳐 선교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협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천막장수였던 프리스카와 아퀼라가 있었습니다. 자색옷감 장수였던 리디아가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아들처럼 여겼던 티모테오와 티토가 있었습니다. 옥중에서 시중들던 오네시모가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신학과 바오로 사도의 열정적인 선교는 많은 협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주문모 신부님과 파리 외방 전교회 신부님들이 사목할 수 있었던 것은 목숨을 바치면서 신부님들을 도와 드렸던 협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제를 모시기 위해서 두만강을 몇 번씩 건넜던 정하상 바오로 성인이 있었습니다. 사제를 집에서 모신 복자 강완숙 골롬바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있으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LA에 갈 때면 늘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함께 미사를 봉헌하기도 하고, 신문 홍보에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애틀랜타에도 도움을 주시는 형제님이 있습니다. 자매님은 신문에 복음 묵상을 그려 주십니다. 워싱턴과 필라델피아에는 교구 신부님들이 있어서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달라스에는 동창신부가 있어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지난 1월에 성지순례를 함께 갔었던 교우들도 있습니다. 뉴욕은 신문사가 있는 곳이고, 옆에는 퀸즈 한인 성당이 있습니다. 주일 미사를 도와 드리고 있고, 신부님들께서도 가족처럼 대해 주십니다. 제가 코로나19의 엄중한 시기에도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셨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2000년 역사를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성전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위대한 설교자가 있었기 때문만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교리와 법을 만들어낸 신학자들이 있었기 때문만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베드로의 수위권을 이어받은 교황님들이 있었기 때문만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정말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참된 신앙의 열매를 맺어온 이름 없는 순례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행각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굳센 믿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샘이 깊은 물과 같은 믿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반석위에 세운 집과 같은 믿음을 가지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 믿음이 사랑의 열매를, 희망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나의 믿음이 흔들리는 믿음이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으로 참된 신앙의 열매를 맺어서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습니다. 동생 수녀님은 한국에서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하였고, 저는 미국에서 어머니를 위해서 미사 봉헌하고, 연도를 하였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기도하니 어머니께서도 좋아하실 겁니다. 어머니를 위해서 기억하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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