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모친상 중에 계신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께 드리는 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12 조회수2,679 추천수6 반대(0) 신고

 

가브리엘 신부님의 마음을 한번 묵상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부족한 한 이름 없는 평신도이지만 먼 타국 땅에서 어머님의 영혼을 주님의 품에 보내드리는 애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은 마음에 펜을 들었습니다. 금요일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서 굿뉴스에 들어갔다가 신부님의 묵상글을 보다가 후반부에 모친상을 알리는 내용을 보고서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댓글을 남겼습니다. 댓글을 남기고 나서 꼬빡 밤을 세웠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짧은 화살기도를 올리고 나서 신부님께 놀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먼저 묵상글을 올리면서 어머님의 소식을 전하셨다는 것입니다. 분명 소식을 아시고 묵상글을 작성하셨을 텐데 어찌 초반에는 전혀 눈치를 챌 수가 없을 정도로 작성하시다가 마무리 부분에서 소식을 전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제가 만약 신부님이었더라면 매일 해 오신 묵상글을 올리는 걸 양해와 이해를 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부님께서는 그러지를 않으셨습니다. 또한 한국에 나오셨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조금 전에 묵상글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만 신부님께서는 미국에 계시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서 더더욱 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저는 신부님의 개인 사정을 알 수가 없기에 잘 모릅니다. 하지만 단순히 제 나름 상상만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사목하셨더라면 당연히 어머님과 같이 어머님의 마지막을 지켜드릴 수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인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것인지 아니시면 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하느님께 봉헌된 분이시기에 대의를 위해 마음이야 애통하신 마음 금할 길이 없으시겠지만 기도로 어머니 영혼을 위해 하느님께 봉헌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을 상상하니 한 인간으로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제라는 신분이기 이전에 신부님께서도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저희와 같은 분이십니다. 영혼을 낳아주신 분이야 하느님이시지만 육신을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어머님을 여의셨는데 마지막 어머님의 육신을 뵙고 싶은 마음이 오죽하시겠습니까?

 

오늘 묵상글을 통해서 동생 수녀님과 신부님의 기도로 기뻐하실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셨지만 물론 그렇게 표현하신 신부님의 마음 이면에는 가슴에 슬픔이 숨어 있어리라고 미루어 짐작을 해봅니다. 지금의 슬픔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신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신부님께서는 신앙인의 전형적인 전형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가 섣불리 판단을 할 수가 없지만 모르긴 몰라도 신부님의 가슴속에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뵐 수가 없는 마음이 극에 달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가슴속으로 하느님께 어머님의 영혼을 위해 비통한 심정으로 하느님의 자비에 어머님의 영혼을 절규하시며 기도를 올리실 것입니다. 위대한 바오로 사도는 사도로서 누릴 특권도 가지고 있었지만 하느님의 복음 선포를 위해서 죄인 중에 죄인이라고 겸손되이 하느님께 자신을 고백하면서 자신의 특권을 포기하고 내려놓는 것마저도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상으로 여긴다는 믿음의 고백을 했습니다.

 

다마스쿠스 도상에서 주님을 뵙고 처음으로 주님의 음성을 듣고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은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은 정작 한 번도 뵙지 못한 예수님을 박해했다고 하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서 사도 자신은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 그 자체를 예수님과 동일시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사도로 불림을 받을 자격이라고는 전혀 없는 비천한 몸인 자신을 사도로 삼아주신 걸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이 한 고백을 통해 드러냈습니다.

 

이미 이런 죄인의 몸임에도 불구하고 창세 전에 하느님께서 자신을 택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이 아니고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때 주님의 은혜가 아니였더라면 바오로는 그 당대의 한낱 그리스도인을 핍박하는 박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어쩌면 성경에 기록되는 불명예로 남았을 겁니다.

 

그런 자신을 하느님께서 택해 사도로 뽑아주신 은총을 주셨기에 자신의 남은 생애를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포기하고 하느님께 바친 바오로 사도는 그게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게 될 상이라고 자위하며 참수형을 당하는 마지막 순교하는 순간까지 오롯이 하느님께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 맡긴 사도의 삶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아마도 지금 신부님의 마음은 모르긴 몰라도 바오로 사도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득권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인간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천륜에 호소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신부님 자신을 내려놓으신 모습에서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분명 신부님께서 지금 처하고 계신 슬픔과 아픔의 위로를 그때 하느님으로부터 분명 받으실 겁니다. 

 

분명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사제로 당신께 봉헌하신 당신의 딸에게도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의 은총을 내려주실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지금 그 어떤 말로 신부님의 마음을 대신할 수가 있겠습니까마는 부족한 한 평신도가 슬픔 속에 계신 신부님께 전해드리는 소박한 저의 작은 마음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주님,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의 어머니 정귀례 데레사에게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의 심연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는 은혜를 베풀어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ps: 신부님, 존칭을 생략했습니다. 압존법을 사용해서 표현한 점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