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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15 조회수2,903 추천수9 반대(0)

심리학에서 질문하는 것 중에 같은 색과 같은 모양이 있습니다. 동그라미지만 색이 다른 경우가 있고, 동그라미와 네모지만 색이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기능과 역할에 익숙한 세대는 같은 모양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본질과 가문에 익숙한 세대는 같은 색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기성세대는 본질과 가문에 익숙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고, 위험을 이겨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질과 가문에 익숙하면 같은 옷을 입고 응원할 수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1997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금 모으기 운동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본질과 가문은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면서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질과 가문에 집착하면 나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기능과 역할에 익숙하면 굳이 같은 성씨나 같은 민족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도 쉽게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게 됩니다. 본질과 가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것에 익숙하신지요? 미국에는 한인 성당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언어, 같은 생각이 편하기 때문에 멀어도 한인 공동체와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신앙은 어디에 가까울까요? 신앙은 역할과 기능보다는 본질과 가문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셨습니다. 착한 목자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서 밤을 새워 들판을 다닌다고 하셨습니다. 마침내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돌아온다고 하셨습니다. 한국 교회는 선교사 없이 시작되었습니다. 교우들은 교황님께 선교사를 청하였습니다. 교황님은 한국교회의 소식을 아셨고 사제를 파견하였습니다.

 

중국에서 온 주문모 신부님은 기꺼이 한국으로 왔고 순교하였습니다. 파리 외방 전교회 신부님들도 한국으로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기쁜 마음으로 한국으로 오는 배를 탔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외모가 다른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신앙을 지닌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신앙은 역할과 기능을 따지기 전에 먼저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곳 뉴욕에서 신부님들과 기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교우들도 제게 도움을 많이 주십니다. 같은 신앙을 지녔고, 같은 한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역할과 기능은 그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어제는 십자가 현양 축일이었고, 오늘은 고통의 성모 마리아 축일입니다. 치욕과 모욕의 상징이었던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면서 구원과 부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리스인들에게는 어리석음이었고, 유대인들에게는 걸림돌이었지만 신앙인들에게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기쁨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고 합니다. 십자가 없는 교회는 물가에 세워진 교회와 같아서 시련과 고통이 오면 쓰러진다고 합니다. 교회가 십자가를 멀리하고, 세상의 권력과 재물에 물들었을 때는 언제나 교회에 위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님은 십자가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아들 예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죽으신 예수님을 품에 안으셨습니다. 우리가 성모님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것은 성모님께서 그 모든 고통을 가슴에 품고 받아들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모님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교회를 성모님께 맡겨주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교회의 어머니가 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기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아드님 곁에 서서 성모님도 십자가의 고통을 함께 나누게 하셨으니 저희도 그리스도와 함께 수난하고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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