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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소작인의 본분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04 조회수1,740 추천수3 반대(0) 신고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

소작인의 본분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추석연휴는 가족들과 즐겁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고향으로 가지 말아달라고

정부에서 홍보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다 사로잡지는 못했습니다.

예년보다는 덜 했지만 귀성차량이

고속도로를 가득 메웠고

힘든 시기인 만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더 정겹고

행복한 시간이 된듯합니다.

남은 시간도 즐겁게 잘 지내실 수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형제자매님, 하느님께서는

항상 당신 백성의 삶을

좋은 길로 이끌고자 하셨습니다.

오늘 제 1독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불신앙 때문에 상처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읊은 이사야 예언자의

포도밭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에 나오는 친구는 하느님이고

포도 밭은 하느님 백성 곧

이스라엘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좋은 포도를 얻고자 당신 백성에게

온갖 사랑을 다 베풀어주셨지만

백성들은 그 사랑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들포도를 맺었습니다.

그래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사랑을 외면하고 무죄한

피를 흘리고 남을 짓밟는 죄스런 삶을

살았기 때문에 아시리아의 침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것은 사랑을 배반한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당연한 처벌이라고 노래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멸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그들에게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상기시키면서 그들이

하느님께 돌아와 그 사랑에 보답할 것을

촉구하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부른 것입니다.

형제자매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이 포도 밭의 주제를 발전시키면서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대 지도자들을

신랄하게 비난하십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 비유는

너무 억지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주인이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오라고

종을 두 번이나 보냈지만

소작인들이 종들을 매질하고 심지어

돌로 쳐 죽였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기 아들을 보낼

아버지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아버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닙니다.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렇다면 비유에 나오는 지주의 아들은

바로 예수님입니다.

유대인들은 소작인인 자신들의

신분을 망각하고 주인이 되고자 하는

욕심에서 하느님의 아들을 포도원 밖으로

끌어내 죽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의도한 대로 포도원을

차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쫓겨나고

제때에 소출을 바칠 소작인들 곧 교회가

그 포도원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느님께서는 군중들이

생각한 것처럼 유대인들을 가차 없이

없애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도 다시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님, 새로운 하느님 백성이 된

우리는 각자 소중하게 가꾸어야 할

포도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소작인이 된 우리는

과연 소출을 잘 바치고 있습니까?

우리가 포도밭에서 쫓겨난 유대인들과

같은 운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소작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소작인의 본분을 잊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포도밭에서

풍성한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

포도밭을 잘 가꾸어야 합니다.

형제자매님,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내 인생을 내 멋대로 사는데

왜 내 소출의 일부를 바쳐야하느냐?”

고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면

내가 가진 것 중에서 하느님의

선물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날 때

내가 부모님을 선택해서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닙니다.

내가 태어날 때 이미 부모님과

다른 가족이 선물로 주어져있었습니다.

또 내가 나의 얼굴 모양을 선택해서

가진 것도 아닙니다.

내가 가진 특별한 능력도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닙니다.

많은 것이 이미 나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모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선물을

잘 관리하고 열매를 맺어서 하느님께

소출을 돌려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나에게 주어진 생명에 대해서도

주어진 조건 안에서 잘 가꾸어야 하는

삶의 소작인이지 주인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명이라고 말하지만

내 생명도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다른 사람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주장하는

사형제도 폐지나 낙태 반대운동은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까지

주장을 해야 합니다.

형제자매님, 사람이 일생을 살다보면

별별 걱정거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우리 자신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고 있는 대부분의

걱정들은 내 자신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은 내가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잠시

맡겨두신 것임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있고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변할 것입니다. 서로가 많이

차지하려 하고 움켜쥐려고 하는

사회는 싸우고 어두울 수밖에

없지만 서로가 나누는 사회는

밝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님, 어떤 분은

나는 가진 것이 없어서 나눌 것이

없는데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루 24시간을 주십니다.

나는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니까

25시간을 쓰겠다거나

나는 일하기가 싫으니까 20시간만

쓰겠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주어진 24시간도

나를 위해서 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것을

가꾸어 소출을 바치는 것이 됩니다.

내가 거둔 작은 수확이지만

이웃과 나눌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쉽게 나눌 수가 있는 것입니다.

형제자매님, 그래서 제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라고

우리에게 권고합니다.

우리가 갈망하는 구원 곧 영원한

생명은 우리가 노력해서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구원은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주시는 선물이고 우리는 그것을

잘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항상 감사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면서 드리는

나의 기도는 내 삶을 주신 하느님께

오늘 내 삶을 어떻게 꾸려갈까요?”

지금 이 시간 어떻게

당신 뜻을 실천할까요?”

하고 여쭈어보는 것들일 것입니다.

우리가 매순간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 하느님의 뜻을 행한다면,

우리는 늘 행복을 누리면서

감사드릴 수 있고 종국에는

모두가 성인이 될 것입니다.

형제자매님, 오늘도 성인으로

나아가는 거룩한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 주신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새계명을 구체적으로 살도록 노력합시다.

나에게 주어진 형제를 잘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일 것입니다.

(울릉도 도동성당에서)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 드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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