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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9.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09 조회수1,839 추천수1 반대(0) 신고

 

루카 11, 15-26(연중 27주 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벙어리 마귀를 쫒아내심으로써,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십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유대인들의 반응이 세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예수님의 권능을 보고서 놀라워하는 이들이요, <둘째>는 예수님의 권위와 권능을 의심하고, 예수님을 대적하는 이들, 곧 예수님에게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루카 11,15)고 뒤집어씌우는 이들이요, <셋째>는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표징을 구하는 이들입니다. 그야말로, 요한복음사가의 말대로 그들은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던 것입니다.”(요한 3,19).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비방과 모함에 대해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

 

이는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낸 사실이 단지 하나의 기적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임을 말해줍니다. 곧 “하느님 나라”의 임재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가 이미우리 안에 실현되었다는 것을 뜻하며, 지금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살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이미’ 와 있는 하느님 나라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또한 우리에게는 그 하느님 나라를 바로 ‘지금 여기’에 실현해야 할 소명이 주어졌음도 알아야 할 일입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사탄을 쫒아낸 자리를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사탄이 쫓겨난 빈자리에 예수님으로 채워져 있는지 말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사탄이 더 세고 맹렬한 힘을 갖추고 떼로 몰려올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합니다.

‘우리 안에는 하느님 형상의 공백이 있고,

하느님만이 그 공백을 온전하게 채울 수 있다.’

 

그렇습니다. 사람의 영혼은 임자가 있어야 하는 집과 같습니다. 만약, 집이 비어 있고 임자가 없으면, 마땅치 않는 자들이 침범해 들어와 살 것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집을 비우는 일이 아니라, 집을 빚으로 채우는 일인 것입니다. 만약 죄나 어둠을 비우고 깨끗해지고도, 그냥 그대로 있게 되면 그 자리는 즉시 또 다시 어둠이 찾아들게 되고 말 것입니다. 아니 오늘 <복음>에서처럼 어둠과 악이 동료들을 데리고 떼거리로 몰려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로부터 벗어나느냐보다 어디에로 나아가느냐 입니다. 곧 빛과 진리에로 나아갈 때라야, 참된 자유가 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곧 비어짐이라는 죄의 진공상태나 공백상태에서 자유가 오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서 자유가 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오직, 진리이신 주님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영혼의 집이 진리로 거룩해져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진리이신 분이 우리의 주인이 되고, 우리 영혼의 집이 ‘거룩한 분의 성전’이 되는 일입니다. 그러면, 우리 안에 이미 와 있는 하늘나라를 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우리 안에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 그리스도의 감실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

 

주님!

제 안에는 당신 형상의 빈자리가 있습니다.

오로지 임자이신 당신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당신께서 제 안에 계시오니, 당신의 나라를 드러내소서!

제 영혼이 당신의 성전이오니, 당신의 거룩함을 드러내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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