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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09 조회수2,415 추천수10 반대(0)

미국에서 워싱턴 주 부시자로 활동하던 촉망받던 시각장애 정치인 사이러스 하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미주가톨릭평화신문 913일자 보도) 하빌은 어린아이였을 때 안구 암에 걸렸다고 합니다. 수술을 하였지만 시력을 상실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놀이터에서 친구들이 놀고 있을 때였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다칠 수 있으니 감시 카메라 앞에 있으라고 했습니다. 하빌의 어머니는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우리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팔을 다칠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고, 머리를 다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치료하면 고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영혼이 다치면 치료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도록 해 주십시오.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하빌은 어머니의 격려와 도움으로 자신도 정상인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넘어지고, 다친 적이 있지만 하빌은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마칠 수 있었고,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하빌은 본당 신부로부터 모든 것 안에서 계신 하느님 발견하기라는 마틴 신부의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정치인으로 더 성공할 수 있었지만 하빌은 새로운 선택을 하였습니다. 예수회에 입회하였습니다. 남은 삶을 사제로 살기로 했습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 살기로 했습니다. 육체의 장애를 극복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영적인 장애를 치유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수련을 통해서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성공보다는 가난을, 건강보다는 아픔을, 오래 사는 것보다는 일찍 죽는 것도 선택할 수 있음을 알았다고 합니다. 예전에 성인전을 읽으면 공주였던 분이 수도자가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군인이었던 분이 사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정치인이 사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시각 장애이면서 정치인이 사제가 되었던 경우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 사제의 길을 선택한 하빌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아십니다. 우리가 악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것도 아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감시카메라 앞에 세워 놓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에덴동산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에덴동산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아십니다. 에덴동산에 있는 생명을 죽일 수 있다는 것도 아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감시카메라 앞에 세워 놓지 않으셨습니다. 만일 우리를 하느님의 감시카메라 앞에 세워 놓으셨다면 인류의 문명과 문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와 예술은 없었을 것입니다. 비록 넘어지고, 다치고, 하느님과 멀어질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믿어 주시고,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유와 욕심 때문에 차별하였습니다. ‘종교, 국적, 신분, 계층, 성별, 이념, 사상, 학벌, 지역이라는 이름으로 차별하였습니다. 육체적인 장애를 죄인이라고 차별하기도 했습니다.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카메라 앞에 세워 놓기도 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믿음이 온 뒤로 우리는 더 이상 감시자 아래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속한다면, 여러분이야말로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약속에 따른 상속자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미 2000년 전에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라고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들 또한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오늘 사람들은 예수님께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젓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다른 대답을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더욱 행복합니다.”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공, 재물, 업적, 인간관계, 가족, 건강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것들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아프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것입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까지 함께 가주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같은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우선순위는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이타적인 삶이었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하여라.

 

신앙인들이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삶의 우선순위로 정한다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삶의 우선순위로 정하면 좋겠습니다. 복음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것을 삶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제들은 더욱 행복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삶으로 드러나는 신앙인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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