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8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10 조회수2,331 추천수11 반대(0)

가끔씩 작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하곤 합니다. 작년 1011일에 한국에서 동창 신부님이 찾아왔습니다. 그날 하루가 참 길었습니다. 자동차의 엔진오일을 갈려고 카센터에 갔는데 오일이 새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동차를 맡기고 다른 차로 동창을 마중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국제 운전면허증을 카센터에 있는 차 안에 두고 왔습니다. 국제 운전면허증 없이 운전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걱정하고 있는데 한 형제님이 우연히 신문사에 들렀다가 이야기를 듣고 공항으로 같이 가주겠다고 하였습니다. 8시면 나올 수 있다고 하였는데 비행기도 연착하였고, 입국장이 분주해서 3시간이나 늦게 동창신부님이 나왔습니다. 미국 온지 1달 밖에 안 된 상황이라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쉽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분이 하는 카센터를 알고 있습니다. 뉴욕 주에서 발급한 운전면허증이 있습니다. 전화하면 도와 줄 수 있는 신부님들이 있습니다. 밥은 뜸이 들어야 하듯이, 때로는 시간이 지나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2003년 처음 미국 뉴욕에 갔을 때입니다. 유학을 가있던 동창 신부님의 배려로 뮤지컬 아이다를 보았습니다. 1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음악이 있습니다. ‘Fortune favors the Brave!'입니다. 번역을 하면 행운은 용기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은 시련과 아픔을 디딤돌로 여길 수 있기에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은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갈 수 있고, 그곳에서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은 실패에 절망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둥지에서 처음 세상으로 뛰어 내리는 어린 새는 용기가 있기에 날 수 있습니다. 두려움에 갇혀있다면 결코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없을 것입니다. 땅에 뿌려진 씨앗은 용기가 있기에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두려움에 씨앗 안에만 갇혀있다면 결코 열매를 맺지 못할 것입니다. 시간이 두려움과 절망을 만나면 무심하게 흘러갈 뿐입니다. 그러나 시간은 용기와 희망을 만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입니다. 산골의 마을에 사람들이 살았습니다. 앞에는 거세게 흐르는 강물이 있었고, 뒤에는 험준한 산이 있었습니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병원에 갈 수 없었습니다. 앞에는 강물이 가로막고 있었고, 뒤에는 산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은 병이 더 심해지고, 더러는 죽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입니다. 할아버지가 곡괭이와 삽을 들고 산 입구에서 굴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굴을 파는 것이 가능합니까?’ 어떤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비웃었습니다.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매일 굴을 파기 시작했고, 할아버지 다음에는 아들이 굴을 팠습니다. 60년의 시간이 지났고, 손자가 굴을 파면서 도시로 나갈 수 있는 굴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아프면 굴을 통해서 병원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병이 심해져서 죽는 사람도 없게 되었습니다. 행동이 없는 시간은 무심히 흘러갈 뿐입니다. 그러나 행동하는 시간은 신화가 되고, 역사가 됩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Fortune favors the Brave.'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용기는 주님께 대한 믿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엄중하게 경고하였습니다. 자신들도 지키지 않는 유대인의 율법과 계명을 이방인들에게 강요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행동하는 신앙을 보여주었습니다. 3번에 걸쳐서 선교여행을 떠났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가는 곳에는 공동체가 생겼고, 공동체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용기 있는 사도들과 행동하는 사도들이 있었기에 시련과 박해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복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것은 화려하고, 값비싼 옷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예복은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감사의 옷을 입을 때, 우리가 나눔의 옷을 입을 때, 우리가 인내의 옷을 입을 때, 우리가 용서의 옷을 입을 때 우리는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하느님 안에서 감사의 옷을, 인내의 옷을, 나눔의 옷을, 사랑의 옷을 입도록 합시다. 그러면 우리는 그 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