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장자권, 맏아들의 권리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13 조회수1,659 추천수3 반대(0) 신고



에돔의 족장들 (창세 36장)


창세 36장은 에돔의 족장들에 대해서 두 번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두 번이나 세 번에 걸쳐서 같은 이름을 거론하거나, 같은 단어를 사용하거나, 같은 내용을 두 번 이상 소개하는 것은 그만큼 그 내용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에돔의 족장들에 관한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서 성경에 기록하신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창세 36,40-43에 소개되고 있는 족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족장 팀나, 족장 알와, 족장 여텟, 족장 오홀리바마, 족장 엘라, 족장 피논, 족장 크나즈, 족장 테만, 족장 밉차르, 족장 막디엘, 족장 이람." 이렇게 총 열한 명의 족장 이름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에사우는 에돔의 조상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에돔의 족장들이 열한 명이라는 부분에서 머물러 보았습니다. 성경에서 숫자 12는 완전 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열두 지파, 예수님의 제자들도 열두 사도로 불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에돔의 족장들의 수는 열둘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열한 명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는 에돔의 족장이 열한 명이 소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에사우가 맏아들의 권리를 야곱에게 빵과 불콩죽 한 사발을 먹고 맏아들의 권리를 팔아넘긴 결과라고 다가왔습니다. 그 당시에 에사우는 "맏아들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창세 36,34 참조)고 합니다. 맏아들의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부분에서 그렇다면 맏아들의 권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중요하겠지요. 장자권 (맏아들의 권리)에 관해서는 허영엽 신부님의 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유다인들에게 장자는 '제일 먼저 어머니의 자궁을 연 자'라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유다인 문화 속의 장자는 가족과 종족의 범위 안에서 일정한 우선적 지위와 존귀함, 신성함과 권위, 주권과 책임, 그리고 계승권을 지닐 수 있었다. 그래서 보통 장자권은 아버지의 권한을 그대로 물려받게 되고 혈통적으로 아버지의 계보를 잇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주도권을 이어받아 가문의 대소사를 처리할 권한을 갖는다. 또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는다는 것이다."(허영엽 신부님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저는 위의 내용 중에서 "장자권은 아버지의 권한을 그대로 물려받게 되고 혈통적으로 아버지의 계보를 잇고" 이 부분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사실 야곱이 그토록 원했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아버지의 재산이었을까요? 저는 무엇보다도 야곱이 그토록 원했던 장자권은 '아버지의 계보를 잇는 것'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관점에서 에사우의 족장들이 열한 명 소개되고 있는 반면에 나중에 야곱의 자녀들은 열두 부족을 이루게 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에, 아무래도 장자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야곱에게 팔아넘겼기에 열둘에서 하나가 부족한 열한 명의 족장들로 부족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신 건 아닐까 그런 묵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 받은 '하느님의 자녀'의 장자권을 대수롭게 여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겨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장자권, 맏아들의 권리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