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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주님께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때, 미처 준비되지 않은 때, 갑자기 오셔서 무상의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20 조회수1,483 추천수3 반대(0) 신고

 

주님께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때, 미처 준비되지 않은 때, 갑자기 오셔서 무상의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참으로 특별한 주인을 소개하시면서, 주인이나 CEO, 지도자나 스승, 통치자나 권력자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그 가르침이 오늘 우리들의 보편적인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꽤나 충격적인 가르칩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루카 복음 12장 37절)

 

주인의 태도가 참으로 특별합니다. 그 주인은 편안하게 앉아서 서비스를 받는 주인이 아니라 종을 위해 서비스 하는 주인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주인의 모습은 통상적인 인간 사회의 관습이나 통념을 완전히 뒤엎는 획기적이고 전환적인 특별한 모습입니다.

 

종은 가만히 앉아있고 주방과 식당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요리를 나르고 있습니다. 메인 요리를 내어와서는 친절하게 어느 부위의 고기이며, 소스의 재료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종은 포도주 잔을 들고 있고 주인이 정중하게 포도주를 따릅니다. 준비된 디저트도 내어오고, 커피도 따르면서, 뭐 더 필요한 것 없냐고 묻습니다.

 

사실 종은 주인이 거금을 지불하고 산 소유물입니다. 따라서 종이 가만히 앉아있고 대접받는 모습은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더구나 주인이 왔다갔다 하면서 종을 위해 서비스 한다는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많은 경우 세상의 논리, 인간적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고 수용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모든 것을 뒤집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그렇게 하셔야 하는 분입니다. 종이 섬김을 받는 모습! 세상과 인간의 시선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예수님의 가르침 안에서는 가능한 일이며 당연한 일입니다.

 

섬김을 받는 종, 섬기는 주인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군림하고 억압하는 왕이 아니라 섬기고 봉사하는 왕이 되라고 초대하십니다. 지시하고 명령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경청하고 인내하는 지도자가 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깨어있는 종들을 본 주인은 아주 기뻤기 때문에 주인은 주종 관계 안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동을 취합니다. 주종의 관계가 완전히 전도되어 종이 식탁에 앉고 주인이 시중을 든 것입니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루카 복음 12장 38절)

 

관건은 깨어있는 것입니다. 종들인 오늘 우리 역시 깨어 있어야 언젠가 주님으로부터 친절한 서빙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최후를 예상하지 못합니다. 인류 역시 주님의 재림을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순간 순간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영적으로 깨어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 여정 안에서 주님께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때, 미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때, 갑자기 오셔서 무상의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갑작스레 우리 마음이 문을 두드리시며 위로하십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수백번 수천번도 더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나 틈만 나면 꼬박꼬박 졸고 있는 사람들, 지상 것들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있는 사람들은 갑작스레 등장하시는 주님을 알아차릴리가 없습니다. 깨어있지도 않고, 준비되어 있지도 않음으로 인해 주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풍부한 은총을 받지 못함도 당연합니다.

 

주인이 돌아올 때 벌어질 일들은 종들인 우리들 각자의 행위에 의해 결정됩니다. 주님 두려운 줄 모르고 방자하게 놀던 종들은 채찍을 맞고 혹독한 처벌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매 순간 충실하고 깨어있기 위해 발버둥 친 종들은 더 큰 신뢰를 얻고 더 큰 은총과 축복 속에 살아갈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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