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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37 - 전쟁과 용서 下 (모스타르/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30 조회수1,398 추천수0 반대(0) 신고


전쟁과 용서 下 

 

 

 

숙소를 찾아가다 전혀 방향을 찾을 없어 가까이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물어보았다.

 

호텔 주소와 인터넷 예약할 나와있는 쪼가리(?) 작은 지도가 다였는데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택시를 타라고 한다.

 

인터넷으로 예약할 “시내”라로 표시되어있는 호텔 중에서 한곳을 골랐는데

 

모스타르 시내가 얼마나 크길래 걸어가기에는 멀다고 하는 것일까?

 

걸어서 가고 싶다고 했더니 다시 한번 분명하게 걷기에는 너무 멀어서 택시를 타야 한단다.

 

이럴 때는 대부분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배낭여행자들이 거리도 얼마나 걷는지를 모를 때와 하나는 외국인 여행자를 “봉”으로 .

 

문제는 가지 어느 것이 진짜 이유인지 모른다는 것과

 

지리를 모르는 곳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없이 택시를 타겠다고 하니 직접 전화를 걸어 택시를 불러주고

 

내가 유로와 밖에 없다고 하니 유로화는 사용하지 못한다며 가게에 가서 현지화로 바꿔 주기까지 한다

 

실제로 내가 예약한 숙소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는 절대 걸어 갈수 없는 거리에 있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필요이상의 지나친 친절을 받게 되면 왠지 불순한 생각을 하는 아닌지 하며 경계하게 되는데

 

모든 것이 도움이 필요한 여행자에 대한 순수한 친절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걸 알게 되었고

 

이런 순수한 친절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을씨년스럽고 어두웠던 모스타르의 첫인상이 그대로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전쟁은 사람은 각박하게 만들 것이다.

 

혼자 챙기기도 벅찬 상황인데 다른 사람은 멀리 뒷전일수 밖에 없는거다.

 

보스니아의 내전은 이미 끝이 났지만

 

아직 세대가 완전히 지나지 않았으니 전쟁의 상처와 트라우마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여행자에게 이런 친절을 베푸는 것은

 

모르긴 몰라도 원래 가지고 있는 그들의 선한 심성 때문인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잔인한 전쟁도 겪으면서도 이런 선한 심성을 여전히 잃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왠지 내가 고맙기도 하고 짠하기도 것이

 

그것은 아마도 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은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숙소에다 짐을 풀자마자 곧바로 유명한 다리가 있는 “구 시가지”로 갔다

 

유럽을 다니면서 항상 부러워하는 중의 하나가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도 예전 것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인데

 

(비록 내전 폭파되어 새로 재건되기는 했지만) 유명한 다리가 그랬고

 

다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이어져 있는 마을이 그랬다.

 

오래된 것들에서 뿜어 나오는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의 “포스”는 오직 시간만이 만들어 있는 것으로

 

결코 돈이나 현대의 기술로는 어찌 수가 없는 것이다.

 

모스타르 시가지는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대신에 기대했던 보다 아름다웠다.

 

 아무리 천천히 걷는다 해도 다리가 놓여있는 끝에서 끝까지 이십 정도면 충분하고

 

구석 구석 구경한다 해도 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시간을 위해 없는 일정을 쪼개 이곳에 왔다고 해도 나는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까이서 봐도 멀리서 봐도 멋진 다리, 자갈이 깔려있는 골목

 

지붕까지도 돌을 올린 돌집들, 유럽에서는 보기 힘든 “자미”

 

거기다 깎아지는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 어디를 봐도 “엽서 사진”이다.

 

하지만 나를 붙잡은 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일치기로 오는 곳이다 보니 

 

시간에 분비던 사람들이 빠져나간 저녁시간의 휑한 골목 모습은 설명 없는 뭉클한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런 풍경을 보통의 느낌은 뭉클함 보다는 아무 생각이 없다거나 

 

그저 한가로움이나 보편적인 쓸쓸함이나 외로움 정도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뭉클함을 느꼈던 것은 모스타르가 내전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코 나는 전쟁의 아픔이나 평화, 화합 그런 때문에 모스타르에 것은 아니지만

 

막상 이곳에 와서 보니 많은 것들이 내전과 연관되어 있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의식하게 되었던 같다.

 

그런 중에 하나가 전쟁기념관인데 그곳에는 내전 당시에 찍은 가슴을 흔드는 슬픈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런 사진들을 보고 나니 복받치는 감정에 

 

지금의 모스타르 상황이 어떤지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 여직원에게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재 모스타르는 전쟁은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쟁을 직접 겪은 어른 세대들도 이상 종교로 편가르기를 하지 않는 다며

 

자기 엄마도 이슬람 신자이지만 천주교 신자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를 용서하기까지 그들은 스스로 얼마나 많은 감정의 노력을 했을까?

 

첫눈에 저절로 빠지는 사랑은 있어도 어느 순간 저절로 이루어지는 용서는 결코 없는 것이다.

 

하여 용서는 과정 자체이며 끊임없는 노력인 하다.

 

이렇게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끼리 전혀 상관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종교간의 결혼은 힘들다고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건 전쟁 때문이 아니라

 

아직은 보수적인 문화가 남아있고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집안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사실 “보수적인 문화” 속에서 종교라는 것은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생활양식이고 이념이고 신념이기에

 

다른 생활양식, 이념, 신념을 가진 사람을 받아들여 조화롭게 살아간다는 것이 상대방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며

 

하물며 집안의 한식구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것이다.

 

어쨌거나 모스타르의 전쟁의 상처는 이렇게 아물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휴전 상태라 아직 진행 중이라고는 하지만) 칠십 년이 넘어가는

 

조국 대한민국은 지금 어떤지 이국 땅에서 나도 모르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 10, 20, 30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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