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꿈을 찾지 못한 모든 사람에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01 조회수1,653 추천수6 반대(0) 신고

 

2020년 가해 모든 성인 대축일



<꿈을 찾지 못한 모든 사람에게>



 

 복음: 마태오 5,1-12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오늘은 위령성월의 첫날이며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입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본래 동방교회에서 지내던 축일이었는데 609년 보니파시오 4세 교황 때부터 서방에서도 지내게 되었습니다. 513일에 지내던 이 축일은 9세기 중엽 111일로 옮겨졌습니다. 11월 위령성월 첫날로 이동한 이유는 죽음 앞에서 우리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만들어진 것은 그 창조자가 지향한 목적을 지닙니다. 스마트폰, 자동차, 비행기 등 그것을 만들 때 그 만들어진 것 안에 만들어진 목적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 그대로 사용될 때 창조자는 그것을 위해 충전도 시켜주고 연료도 넣어주고 고장 나면 고쳐 주며 오래 사용될 수 있도록 돌봐줍니다.

 

이런 강론을 하면 나이 든 분으로부터 청년들까지 전 아무리 생각해도 제 꿈을 찾지 못하겠어요라고 말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 꿈, 내 삶의 의미와 목적. 이 모든 것은 누구에게나 희미할 뿐입니다. 구약의 요셉도 짚단이나 해와 달, 별이 자신에게 절을 하는 꿈을 꾸었을 뿐 구체적으로 하느님께서 그를 어떻게 계획하여 쓰실 것인지는 그 자신도 몰랐습니다. 그러니 나의 꿈이 명확하지 않다고 해도 크게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꿈이 명확하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정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희미한 게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 대학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가 딸을 유학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빠는 네가 공부에 파묻히는 걸 원치 않는다. 아빠는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어. 네가 좋아하는 걸 해.”

멋있게만 보였던 이 말을 하고 있던 아빠는 딸의 질문에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빠는 좋아하는 걸 찾았어?”

 

한 직장인으로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위기감 속에서도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기만 한 자기의 모습에 자괴감마저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하는 일은 분명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가족을 위해 눈치 보여도 직장에 계속 붙어있어야 하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실패한 인생일까요? 좋아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가치 있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삶의 의미를 명확히 알고, 좋아하는 일을 명확히 아는 것은 분명 중요합니다. 목표가 있어야 오늘 할 일이 명확해지고 하루를 힘차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표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과 싸움을 멈추지 않으면 됩니다.

 

유재석씨에게 삶의 목표를 물을 때 자신은 목표가 있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저 주어지는 것을 위해 온 힘을 다했을 뿐입니다. 촬영이 있는 전날엔 술도 마시지 않고 상태 조절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여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촬영 때 최선을 다하기 위해 정신을 흐트러뜨리지 않습니다. 그냥 주어지는 일을 위해 자신과 싸움을 지속한 결과 지금의 유재석씨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하늘의 원로는 요한에게 성인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며 희고 긴 겉옷을 입은 저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느냐?”라고 묻습니다. 요한은 원로님, 원로님께서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하고 대답합니다. 원로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

 

누군가의 피가 나에게 떨어지면 나는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가 어머니가 저의 어머니인지, 아닌지 모를 때는 저 자신과 싸울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 기억납니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의 고생하시는 모습을 볼 때는 허물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그분들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이 피로 자기 겉옷을 빠는 일입니다. 결국, 누군가의 피가 일으키는 것은 자기 자신과 싸움입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다면 이는 분명 그 사람 안에 누군가의 피가 떨어졌기 때문이고 그 피가 그 사람을 정결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뒤로 돌아가지는 말 것. 그 뒤란 이전의 나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싸워 겸손해지고 절제할 수 있고 가난한 마음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자신과 싸움은 필연적으로 이런 열매를 맺게 만듭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제자가 준비되었다면 스승이 나타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과 싸움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주님께서 알아서 성인이 되는 길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성인은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자신의 세속-육신-마귀의 본성과 싸운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싸울 줄 알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유진 변호사나의 하루는 4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녀는 일찍 일어나면 보이지 않던 꿈이 보이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수년 동은 새벽 430분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여전히 일찍 일어나는 것은 힘이 듭니다. 그러나 일어나보니 꿈이 보인다고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쓰고 유튜브를 올립니다. 그렇게 변호사를 하면서도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먼저 나와 싸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꿈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새벽만이 자신이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녁에는 에너지가 소진되어 아무 일도 하기 싫습니다. 그러나 새벽은 에너지도 있고 다른 일이나 사람들로부터 시간을 빼앗기지도 않습니다. 운동하고 글을 쓰고 유튜브도 하고 명상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저 반복되는 삶에서 새로운 삶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꿈을 찾지 못했다고 시간만 허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자신과 싸우면 됩니다. 걷던, 뛰던, 날던 일단은 박차고 일어나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어떠한 일을 맡기려는 사람은 바로 일어나려고 노력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나 자신과 먼저 싸워봅시다. 그러면 꿈이 보일 것이고 꿈이 보이면 날마다 보람있게 될 것입니다. 성인은 큰 업적을 이뤄낸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과 작은 싸움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피로 겉옷을 빠는 삶입니다.

 

 

 

 

https://youtu.be/wInYcfSeF7s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