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6. 성결법[10/10] - 계명들의 요약(레위 26,1-46)

이어서 또 추가적인 법규로 주님께서 모세에게 일러 이르신 것으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라는 계명들의 요약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셨다. 여기에서는 탈출기의 ‘계약의 책’을 마무리 하는 것(탈출 23,20-33)과 비슷하게, ‘성결법’을 종결짓는 부분이다. 먼저 ‘우상 숭배와 안식일’에 관한 내용이다. 너희는 너희를 위하여 우상을 만들거나, 신상이나 기념 기둥을 세워서는 안 된다. 또 조각한 또는 그림이 그려진 돌을 너희 땅에 놓고 그것에 절해서도 안 된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지키고, 나의 성소를 경외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또 ‘순종에 따르는 상’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너희가 나의 규칙과 계명들을 따르고 실천하면, 나는 제때에 비를 내리겠다. 그러면 땅은 소출을 내고 나무는 열매를 낼 것이다. 타작이 포도 수확 때까지 이어지고, 포도 수확이 파종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만큼 거두지 못할 정도로 곡식과 포도의 수확량이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너희는 배불리 먹으며 평안히 살게 될 것이다. 내가 평화를 줄 것이니, 너희가 자더라도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을 것이다. 나는 위험한 짐승들을 없애고, 칼이 너희 땅을 휩쓸지 못하게 하겠다. 너희는 원수들을 뒤쫓고, 그들은 너희 칼에 맞아 쓰러질 것이다. 너희는 다섯 명이 백 명을 뒤쫓고 백 명이 만 명을 뒤쫓으며, 원수들은 너희 앞에서 칼에 맞아 쓰러질 것이다.

나는 너희가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게 하며, 너희와 맺은 나의 계약을 이루겠다. 너희는 묵은 곡식을 오래 갈무리하며 먹다가, 햇곡식이 나오면 묵은 곡식을 퍼내 버려야 할 것이다. 나는 너희 가운데에 나의 거처를 정하고, 너희를 혐오하지 않겠다. 나는 너희와 함께 살아가면서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으로 남지 않게 하려고,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주 하느님이다. 나는 너희 멍에를 부수어, 너희가 얼굴을 들고 걸어갈 수 있게 하였다.

이어서 ‘거역에 따르는 벌’에 대해서도 장엄하게 이르셨다. 그러나 너희가 나의 말을 듣지 않고 이 모든 계명과 규칙들을 실천하지 않거나 혐오하여, 나의 계약을 깨뜨리면, 나는 너희에게 갑작스러운 재난을, 곧 폐병과 열병을 보내어, 눈이 어두워지고 목숨이 사그라지게 하겠다. 너희가 씨앗을 뿌려도 헛될 것이니, 너희 원수가 그것을 먹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너희에게 내 얼굴을 돌리면, 너희는 원수들에게 패망하여 적의 지배를 받을 것이다. 너희는 뒤쫓는 자가 없어도 도망치게 될 것이다.

이렇게까지 하여도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나는 계속해서 너희 죄를 일곱 배로 벌하겠다. 그리하여 나는 너희가 자랑하는 그 힘을 꺾어 버리겠다. 이스라엘인들을 위협하는 이 징벌들은 ‘일곱’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와 더불어 점진적으로 배가된다. 적군의 수확 약탈, 땅의 불모지화, 들짐승들의 난입, 전쟁과 흑사병과 굶주림, 전 국토의 황폐화와 유배가 그것이다. 나는 너희 하늘을 쇠처럼, 너희 땅을 구리처럼 만들겠다. 그러면 너희가 힘을 다하여도 헛될 것이니, 땅은 소출을 내지 않고 땅의 나무는 열매를 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너희가 나에게 맞서며 내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면, 나는 계속해서 너희 죄에 마땅한 재앙을 일곱 배로 내리겠다. 나는 너희에게 들짐승들을 보내어 너희 자식들을 물어 가게 하고 너희 가축들을 멸종케 하겠다. 그러면 너희 수가 줄어들어, 너희가 다니는 길들이 한산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도 너희가 내 징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나에게 맞선다면, 나도 너희에게 맞설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너희 죄를 일곱 배로 하여 너희를 치겠다. 나는 너희에게 칼을 보내어 계약을 어긴 것을 복수하게 할 것이다. 너희가 너희 성읍들 안으로 피해 모여들면, 나는 너희 가운데에 흑사병을 보내겠다. 그리하여 너희는 원수의 손에 넘어가고 말 것이다.

내가 너희 양식을 끊어 버리면, 여자 열 명이 너희가 먹을 빵을 가마 하나에서 구워 낼 것이다. 그들이 그 빵을 저울에 달아 너희에게 나누어 주면, 그것을 먹어 보아야 너희가 배부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해도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않고 나에게 맞선다면, 나 역시 화를 내며 너희에게 맞서고, 너희 죄를 일곱 배로 벌하겠다. 그러면 너희는 너희 아들들의 살을 먹고 너희 딸들의 살을 먹어야 할 것이다. 나는 너희의 산당들을 헐어 버리고 너희의 분향 제단들을 부수어 버리겠다. 그리고 너희 주검들이 너희 우상들의 주검 위로 쌓이게 하겠다.

이렇게 나는 너희를 혐오할 것이다. 나는 너희 성읍들을 폐허로 만들고 너희 성소들을 황폐하게 하겠다. 너희가 바치는 향기도 맡지 않겠다. 나는 그 땅을 황폐하게 만들어 버리리니, 너희 원수들이 그곳에 살러 왔다가 그 모습에 질겁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민족들 사이로 흩어 버리며 너희 뒤로 칼을 빼어 휘두르겠다. 그리하여 너희 땅은 황폐해지고 너희 성읍들은 폐허가 될 것이다. 이렇게 땅이 황폐해지고 너희가 원수들의 땅에 있는 동안, 땅은 비로소 제 안식년들을 줄곧 누리게 될 것이다. 그때에야 비로소 땅은 쉬면서 제 안식년들을 누릴 것이다. 너희 땅은, 너희가 그곳에 살 때 안식년에 쉬지 못한 대신, 이제 황폐해 있는 동안 줄곧 쉬게 될 것이다.

너희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이 원수들의 땅에 사는 동안, 내가 그들 마음에 겁을 집어넣으리니, 그들은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에도 쫓길 것이다. 칼을 피하듯 도망치다 뒤쫓는 자가 없는데도 쓰러질 것이다. 뒤쫓는 자가 없는데도 칼을 피해 도망칠 때처럼 서로 걸려 비틀거릴 것이다. 너희는 원수에게 맞설 힘이 없을 것이다. 너희는 민족들 틈에서 멸망해 가고, 너희 원수들의 땅이 너희를 삼켜 버릴 것이다. 너희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은 너희 원수들의 땅에서 자기들의 죄악 때문에 스러져 갈 것이다. 조상들의 죄악 때문에도 그들은 스러져 갈 것이다.

이어서 ‘회개의 전망’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이 나를 배신하고 나에게 자기들의 죄악과 조상들의 죄악을 고백하면, 그리고 내가 자기들에게 맞서 원수들의 땅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음을 깨닫는다면, 그리하여 할례 받지 못한 마음이 겸손해져 죗값을 치른다면, 나는 야곱과 이사악과 또, 아브라함과 맺은 나의 계약과, 그 땅도 기억하겠다. 이는 그들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은 완전히 그저 베푸시는 하느님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라 믿었기에, 이스라엘인들은 인간의 잘못으로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코 끝나지 않으리라 여겼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인간이 회개를 통하여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언제나 이끄신다. 그리하여 그들이 죗값을 치르는 동안, 그들이 버리고 떠난 그 땅은 그들 없이 황폐한 채 남아 제 안식년들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나의 법규들을 업신여기고 나의 규칙들을 혐오하였기에. 그렇지만 나는 그들이 원수들의 땅에 있는 동안에도, 그들을 업신여기거나 혐오하여 그들을 멸망시키거나 그들과 맺은 나의 계약을 깨뜨리지 않겠다. 나는 주 그들의 하느님이다. 나는 그들을 위하여 선조들과 맺은 계약을 기억하겠다.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려고, 민족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었다. 나는 주님이다.

이어서 또 추가적인 법규로 주님께서 모세에게 일러 이르신 것으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라는 ‘서원 예물의 값’들의 요약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레위기 '27. 부록: 서원 예물의 값‘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