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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0.11.04)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04 조회수2,170 추천수4 반대(0) 신고

(대전교구 순교 사적지, 도앙골 성지)

2020년 11월 4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제1독서 필리 2,12-18

12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늘 순종하였습니다.

내가 함께 있을 때만이 아니라

지금처럼 떨어져 있을 때에는

더욱더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13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14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15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 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16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십시오.

 그러면 내가 헛되이 달음질하거나

헛되이 애쓴 것이 되지 않아,

그리스도의 날에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7 내가 설령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가 되어 여러분이 봉헌하는

 믿음의 제물 위에 부어진다 하여도,

나는 기뻐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기뻐할 것입니다.

18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기뻐하십시오.

나와 함께 기뻐하십시오.

복음 루카 14,25-33

그때에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는 시력이 좋지

않아서 늘 2개의 안경을 들고

 다녀야 했다고 합니다. 근시와

원시 안경을 따로 강철 안경집에

담아서 들고 다녔지요. 이를

좋아했을까요? 당연히 싫었을

것입니다. 너무나 무겁고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안경이

가볍지도 않았을 테고, 시력교정

 수술 같은 것도 없었으니 그는

늘 불평이 많았을 것입니다.
루스벨트 대통령도 처음에는

이 안경을 너무나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계기를 통해서 무거운

 안경과 강철 안경집을 정말로

애지중지할 정도로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밀워키시에 연설할 때, 한 사내가

그를 향해 총을 쐈습니다. 가슴에

 정확히 총을 맞았지요. 하지만

루스벨트는 멀쩡했습니다. 잠시

놀래서 당황스러워했지만, 벌떡

그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강철 안경집에 총알이 맞아

튕겨 나갔기 때문입니다. 평소

 불편해했던 강철 안경집이 그를

보호해준 것이었습니다.

그의 생명의 은인이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을 떠올려 보십시오. 어쩌면

이 강철 안경집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고통과 시련은 불편하지만,

 좀 더 멀리 보면 더 유익했을 때가

더 많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고통과 시련을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나를 진정으로 살리는

‘강철 안경집’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대단한 역설적인

내용입니다.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도 받아들이기 힘들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더 이해하기 힘든 말씀을

하십니다.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라 말할 수

있는 가족을 미워할 뿐 아니라,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라는

것입니다. 원수는 반대로 사랑하라고

 하고, 평생 사랑해야 할 자신과 가족은

미워하라는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요?
이는 자신과 가족을 사랑해서는

안 되는 뜻이 아닙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영원한 생명을 얻는데 자기

자신과 가족이 장애가 된다면

과감하게 미워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을 따라오는

 제자가 되라고 명령하십니다.
십자가, 분명히 세상의 관점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 자체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십자가가 앞서 루스벨트의

 ‘강철 안경집’처럼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불굴의 의지와 흔들리지 않는

열성이 있어야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기뻐할 것입니다.

(필리 2,17-18 참조)

♡오늘은 이렇게 행복하세요

포기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다.

(알렉스 퍼거슨)

우울함

살다 보면 우울함이 찾아옵니다.

특히 실패를 경험한 뒤,

애인과의 이별 뒤,

사람들의 무관심을 체험한 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뒤… 등입니다.

이 우울함이 찾아오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새로움을 경험할 때입니다.

성공이라는 익숙함에서 벗어났을 때,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이라는

익숙함에서 벗어났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더는 만날 수 없을 때…….
저 역시 지난 4월, 어머니의

죽음 이후 우울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눈물이 나고

우울한 마음이 가슴 한편을

차지하더군요. 더군다나 당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으로 인해

미사도 신자들과 함께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새로운 일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성지에

봉안당을 시작하면서 바쁘게

새로운 일을 맡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어머니 잃은 우울함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우울함 그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 새로운 일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우울의 의미를 찾고,

그 의미 안에서 하느님의 손길도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대전교구 순교 사적지, 도앙골 성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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