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04 조회수2,838 추천수11 반대(0)

교황님께서 새로운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신앙의 빛(Lumen fidei),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 이어서 3번째 발표된 회칙입니다. 교황님의 회칙은 연대, 환경, 사랑’이라는 면에서 일관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라는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회칙의 부제인 모든 형제애와 사회적 우정연대성의 원리사랑(인간, 사회, 정치 차원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교황님의 회칙은 이 시대의 징표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는 교회의 응답입니다. 코로나19는 이 시대에 어떤 표징을 주고 있을까요? 인간의 자만과 교만에 대한 백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연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며 다른 생명을 멸종의 위기로 몰아가는 인간에 대한 지구의 경고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인간에 의한 생산과 활동이 잠시 멈추니 지구의 환경은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코로나의 상황이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서울대교구의 총대리 주교님께서는 코로나의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묵상하였습니다. “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넣으면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녀인 나의 이름을 기억하신다는 믿음을 굳건히 다지게 됩니다. 또한, 체온을 측정하면서, 내 마음 안에 사랑의 온도는 얼마나 될지 헤아려 봅니다. 손 소독제로 손을 닦으면서 하느님 앞에는 깨끗한 손, 빈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필요 없는 말을 많이 했는지, 과식 과음했는지를 반성하면서 말을 줄이고, 덜 먹고 덜 마시기를 다짐해봅니다. 성당에 들어가서 정해진 자리에 앉으면서 하느님이 내게 정해주신 자리를 찾았는지 성찰해봅니다. 사회적 거리를 두기 위해 띄엄띄엄 앉으면서, 내 이웃 사람의 고유한 영역을 존중해주었는지 반성해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겪은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다른 생명이 겪었던 불편함도 분명 있을 겁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이웃에게 불편을 주었던 적도 있었을 겁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겸손하게 살아간다면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에게 이롭던 것들을,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욕망이라는 바벨탑을 쌓는 일을 멈추라고 말합니다. 작은 이익 때문에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야 할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능력과 재능을 주신 것은 약한 이를 착취하고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함께 살라는 뜻입니다. 지구는 정복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들 또한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이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편한 길, 쉬운 길,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체험한 바오로 사도는 이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포하였습니다. 그 길은 내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길입니다. 그 길은 이 세상에서의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시련이 있을지라도 천상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입니다.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런 체험을 회심이라고 부릅니다. 삶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회개는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우리들은 근심, 걱정, 불안, 좌절, 실망, 분노, 미움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근심덩어리, 걱정거리, 불안과 좌절이 가득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희망, 평화, 기쁨, 위로,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 세상은 또 그렇게 살만한 세상, 아름다운 세상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교황님의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시대의 상황에 맞게 해석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 세상은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함께 가야 합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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