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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인구 조사[1] / 시나이 산[1] / 민수기[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06 조회수1,479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 첫 번째 인구 조사(민수 1,1-47)

 

민수기의 이름은 히브리 말로 버미드바르광야에서의 뜻이다. 민수기의 주된 내용은 사십 여년이나 광야 생활을 한 체험기이기에, 나름 의미가 있는 이름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리스 말 칩십인역 역자들은 이 책의 첫머리에서 인구 조사를 다루었다 해서, ’아리스모이‘, ‘()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를 우리는 민수기’(民數記)라 옮겼다. 이것은 이 책에 이스라엘 지파의 병력수(1,20-47; 3,14=51; 26,5-51), 봉헌물의 양과 수(7,10-88), 축제일과 축제에 바칠 봉헌물의 일람표(28,1-29.39), 미디안 전쟁의 포획물(31,32-52) 등 복잡한 숫자와 일람표가 수적 통계 구조를 갖고 있기에 명명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 책의 시작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그 이듬해 둘째 달 초하룻날, 시나이 산 근처의 광야에 있는 만남의 천막에서 시작한다. 그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지 셋째 달 어느 날에 이곳 근처에 도착했으니까(탈출 19,1-2 참조), 여기에서 머문 지가 근 일 년이 다 되었다. 그 사이 십계명이 새겨진 증언판을 받았고 금송아지 사건은 물론 만남의 천막도 지었다. 이집트에서의 사백삼십 년의 나그네살이를 끝내고(탈출 12,40) 성공적으로 탈출을 한 후, 본격적으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가는 여정이 이제 막 이루어지려는 시작 단계이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씨족과 집안에 따라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의 수를 세어라. 모든 장정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세어라. 너는 아론과 함께, 이스라엘에서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스무 살 이상 된 남자들을 모두 부대별로 사열하여라.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자기 집안의 우두머리 되는 사람들이 너희를 돕게 하여라. 너희를 도와줄 사람들의 이름은 이러하다.” 집안이나 씨족은 당시만 해도 지파를 의미했다. 야곱의 아들 열두 지파다. 여기에는 레위와 요셉이 빠지고 대신 요셉의 두 아들 므나쎄와 에프라임이 들어간다.

 

각 지파에서 열두 명이 지명되었다. 이 중에서 유다 지파에서는 암미나답의 아들 나흐손인데, 이 인물은 아마도 모세 형 아론의 매제이거나(탈출 6,23), 다윗의 조상일 것이다(4,18-22). 여기에 열거되는 지파의 순서는 레아와 라헬의 아들이 먼저 나오고, 이어서 그들의 몸종에서 난 아들 순으로 소개된다. 이들이 공동체 가운데에서 뽑힌 사람들로서, 각 지파의 수장이며 이스라엘 각 부족의 우두머리였다. 이 부족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은 숫자 을 뜻한다. 여기에서는 특히 군사적인 관점에서 본 가문이나 집안과 같은 집단을 가리킨다.

 

모세와 아론은 지명된 이 사람들을 데리고, 둘째 달 초하룻날에 온 공동체를 불러 모아, 스무 살 이상 된 남자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씨족과 집안별로 등록하게 하였다. 이는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였다. 이렇게 모세는 시나이 광야에서 그들을 사열하였다. 이렇게 장정들의 수를 세는 것은 약속의 땅을 정복하러 떠나기 전, 이스라엘의 전력을 평가하기 위한 첫 번째 인구 조사이다. 반면에 나중에 소개될 모압 벌판에서 실시한 두 번째 인구 조사(26장 참조)는 가나안 땅 배분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 두 경우 다, 주님께서 직접 이 조사를 명령하셨다. 사실 주님의 이런 명령이 없이 수행된 인구 조사는, 생명의 부여자이며 이스라엘 전체의 우두머리로서 하느님만이 백성의 수를 알 권리를 지니신 그분을 모독하는 것이다(2사무 24 참조). 인구 조사에 대한 일반적인 규칙에도 이 점을 엄격히 제시하고 있다(탈출 30,11-16). ‘네가 이스라엘 자손들의 수를 세어 인구 조사를 실시할 때, 사람마다 자기 목숨 값으로 주님에게 속전을 바쳐야 한다. 그래야 인구 조사 때문에 그들에게 재앙이 닥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맏아들 르우벤의 자손들 가운데에서,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스무 살 이상 된 모든 장정을 씨족과 집안별로 혈통에 따라 하나하나 모두 호명하니, 르우벤 지파에서 사열을 받은 이는 사만 육천오백 명이었다. 이렇게 모세와 아론이, 저마다 자기 집안을 대표하는 이스라엘의 열두 수장과 함께 각 지파를 일일이 호명하면서 사열을 마쳤다. 이 결과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스무 살 이상 된 장정의 수는, 곧 사열을 받은 이들의 총수는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이었다. 그러나 병역을 면제받은 레위인들의 지파만은 이들과 함께 사열을 받지 않았다. 그들은 별도 조사를 받게 될 것이다(34장 참조).

 

아무튼 첫 번째 인구 조사로 전체 장정 수는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이었다(탈출 12,37; 38,26 참조). 그러나 당시의 여건을 고려할 때, 이러한 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육십만여 명이 본디는 전체 이스라엘인의 수였는데, 후대에 와서 군인들의 수로 바뀌었다는 설명이 있지만, 이것 역시 너무 많다. 여기에 제시되는 숫자, 또는 이 숫자들을 나타내는 히브리 말 글자들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리라는 추측도 있지만, 이와 관련하여 만족할 만한 해석이 아직도 없는 형편이다.

 

또 하나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맏아들 르우벤 지파에서 사열을 받은 장정들의 수인 사만 육천오백 명은 히브리 말에서는 사십육천, 그리고 오백이라고 표현된다. 그리고 여기서 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이 본디 무리를 뜻한다. 그러면 사십육천, 그리고 오백이라는 말은 사십육 무리, 오백이 되는데, 곧 르우벤 지파에서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예컨대 각각의 집안을 대표하는 소규모 무리들의 수가 마흔 여섯이고, 장정들의 총수가 오백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할 때에 이스라엘 열두 지파 전체의 군인 수는 오천오백오십 명이 되는데, 이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가 있는 수이다. 그러나 성경은 가설을 두고 믿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있는 그대로 믿어야만 되는 것이다. 민수기에서 거론된 첫 번째 통계 숫자인 이스라엘 장정들의 인원은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이었다. 야곱 집안이 이집트에 처음 이주할 때의 숫자가 일흔 여명에서(창세 46,27; 사도 7,14 참조), 이제는 장정만도 육십 여만 명이나 되니, 야곱 가문이 이스라엘 국가로 점차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할 것이다. 이 모든 게 다 하느님의 이끄심 때문일 게다.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저마다 제 집안의 표지로 세운 깃발 아래 진을 쳐야 한다. 만남의 천막에서 조금 떨어져 그 둘레에 진을 쳐야 한다. [계속]

 

[참조] : 이어서 ‘2. 지파들의 야영 위치와 행진 순서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열두 지파,버미드바르,나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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