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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08 조회수2,504 추천수10 반대(0)

스페인 속담에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용서하시고, 사람은 가끔 용서하지만, 자연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용서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사람은 측은지심이 있어서 잘못한 사람을 용서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용서하지는 못합니다. 사람의 측은지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하였습니다. “일곱 번 용서하면 되겠습니까?” 일곱 번 용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용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런 용서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려운 일입니다. 자연은 하느님과 같은 자비가 없습니다. 자연은 사람과 같은 측은지심이 없습니다. 자연은 인과의 법칙에 따라서 반응할 뿐입니다. 그러기에 자연에게는 용서가 없습니다.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발달은 인류에게 풍요로움을 주었지만 자연과 생태계에는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우리는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에 자연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고 있습니다. 폭염과 가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호주와 미국 서부에서는 몇 개월씩 꺼지지 않는 산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태풍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코로나19도 자연의 반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연대하지 않는다면,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자연은 반드시 반응 할 것입니다. 사람의 체온이 1도가 오르면 피로감을 느끼고, 의욕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체온이 2도가 오르면 몸에 심각한 증세가 나타나고 자칫하면 사망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평균 1.5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지구는 사람의 몸처럼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1도 정도 더 오른다면 지구는 심각한 증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는 엄청난 자연재해를 동반할 것입니다. 인류가 쌓아온 문명과 문화는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노아는 방주를 만들었고 홍수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이 노아처럼 방주를 만들었다면 홍수를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금의 인류에게도 방주를 만들라고 말씀하십니다. 노아는 나무와 역청으로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21세기를 사는 인류는 무엇으로 방주를 만들어야 할까요? 소유와 욕심으로는 방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재물과 기술로는 방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구별에 잠시 머물다가는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방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가져야 방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 공기, 바람, 나무, 물짐승과 들짐승과 날짐승은 우리가 정복하고 다스리는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하느님을 찬미하는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방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회칙 신앙의 빛, 찬미받으소서, 모든 형제들을 통해서 우리가 만들어야 할 방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주에 수많은 별이 있지만 오직 지구만이 다양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방주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우주라는 망망대해에서 일엽편주처럼 외롭게 떠있는 것이 지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지구만이 유일하게 우리가 머물 수 있는 방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새로 세울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전이란 건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바로 신앙인들이 모인 공동체를 의미 할 것입니다. 성전은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주는 구원의 방주입니다. 구원의 방주인 성전은 기본적으로 4가지의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 성전은 복음을 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우리들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어야 하고, 그 말씀을 이웃에게 전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성전은 기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조용히 기도하는 분들이 있는 성당은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곳, 기쁘고 행복한 사람들이 감사의 기도를 하는 곳이 바로 성전입니다.

셋째, 성전은 친교를 나누는 곳입니다.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이기도 하지만, 미사는 형제들이 함께 모여 빵을 나누는 축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단체들이 성당에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넷째, 성전은 섬기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늘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섬겨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성전에 오는 사람들은 늘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성전, 기도하는 성전, 친교를 나누는 성전, 서로 섬기는 성전은 어느 곳이라 할지라도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성전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성전도 바로 그런 성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전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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