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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10.‘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10 조회수1,642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카 17, 7-10(연중 32주 화)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앞부분에서, 사도들이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라고 말하자,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루카 17,6)라고 말씀하시면서 믿음을 양적인 개념이 아니라 질적인 개념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 <복음>에서는 율법을 잘 지켜 공덕을 쌓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겠다는 인과응보사상과 공로주의에 젖어 있는 사도들에게 “종”의 비유를 통해, ‘겸손하게 섬겨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7,10)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일을 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요구하는 품꾼과는 달리 주인의 분부대로 일을 마치고서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 여전히 “쓸모없는 종”일뿐이라고 말하는 겸손히 주인을 섬기는 “종”에 비유합니다.

그렇습니다. 사도들은 “주님의 종”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그것은 우선 “분부 받은 대로”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보상을 받으려고 주인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종”으로 삼아주신 주님께 대한 헌신일 뿐입니다.

사실, “주님의 종”은 <이사야서>에서는 말하고 있는 주님의 종의 첫 번째 노래에서 ‘주님께서 붙들어주는 이, 주님이 선택한 이, 주님의 마음에 드는 이’, ‘주님께서 주님의 영을 주는 이’(이사 42,1)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에게 분부가 내려지고 사명이 주어집니다. 그를 신뢰하여 해야 할 일을 맡기는 까닭입니다. 그러니 “종”은 보상을 바래서가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여 분부 받은 일을 수행할 뿐입니다. 그러니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부 받은 대로 다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야 할 일입니다.

여기서, “쓸모없는 종”이란 무익하고 불필요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자신의 봉사가 전혀 보상이나 사례를 받을 가치가 없다는 의미의 겸손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한 일이 자신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주님께 대한 감사요 보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랑하려거든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분부를 주신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자랑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먼저’ 자신이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 신원을 정확하게 알고, 주인의 뜻을 따라 분부대로 살아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 속해 있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주어진 섬김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일입니다. 곧 “주님의 종”으로서자유로이 그리스도와 함께 주님의 거룩함에 참여하며 의로움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아멘.

 

하오니, 주님! 오늘도 주님을 섬기는 일을 다 하게 하소서!

그러나 제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분부하신 대로 다 하게 하소서!

다 하였다고 해서, 교만하지 않게 하소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다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언제나 감사하게 하소서!

분부를 해 주심에 감사하고, 섬길 수 있도록 하심에 감사하게 하소서!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루카 17,10)

 

그렇습니다. 주님!

분부 받은 일이 바로 제가 해야 할입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별하게 하소서.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비 본질인지를 알게 하소서.

부차적인 것보다 우선적인 것을 앞세우고,

무슨 일을 하든 당신의 뜻에 합당하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 사랑으로 일하고, 제 안에서 일하시는 당신을 찬양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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