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요사팟 주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11 조회수1,825 추천수13 반대(0)

어릴 때 읽은 동화 중에 나무꾼과 선녀가 있습니다.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깊은 산속의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올라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나무꾼은 선녀의 옷을 몰래 감추었고, 선녀는 나무꾼과 살게 됩니다. 선녀는 하늘의 이야기를 하며, 하늘을 그리워하였습니다. 나무꾼은 선녀의 옷을 주었고, 선녀는 아이들과 함께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무꾼이 슬퍼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두레박이 내려왔고, 나무꾼은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선녀와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이야기에서는 선녀도 내려오고, 두레박도 내려왔습니다.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이야기도 비슷합니다. 평강공주는 궁궐에서 나와 바보온달을 만났습니다. 평강공주는 바보온달의 가능성을 보았고, 바보온달은 평강공주를 믿었습니다. 바보온달은 온달 장군이 되었고, 나라를 구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어쩌면 어릴 때 읽은 동화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세상으로 왔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사람은 살아서도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고, 죽어서도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갈릴래아의 어부였던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가능성을 보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던 데로 십자가를 지고 가셨습니다. 비참하게 죽으셨지만 부활하셨습니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다락방에 숨어있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사도가 되었고, 사도들은 목숨을 바쳐서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를 수호하였습니다. 나무꾼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만났습니다. 바보온달은 궁궐에서 온 평강공주를 만났습니다. 제자들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만났습니다. 우리의 선행과 믿음으로 하느님께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쟁터에서도 꽃은 피듯이, 코로나19의 엄중함에도 사랑의 꽃이 피는 것을 봅니다. 비대면의 시대를 살면서 수녀님이 신부님들에게 세정제와 마스크를 바구니에 담아 올려 보냈다고 합니다. 신부님들께서는 수녀님들이 드실 커피와 빵을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수녀님들은 신부님들이 드실 과일을 올려 보냈다고 합니다. 신부님들은 수녀님들이 드실 맛있는 케이크를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멀리 남미에서 선교하시는 수녀님의 글을 읽으면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바구니로 정을 나누는 선교지의 수녀님과 사제들의 바구니에 하느님의 나라는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가 필레몬에게 보낸 편지를 읽었습니다. 종이었던 오네시모스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체험했을 것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더 이상 오네시모스를 종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오네시모스의 주인인 필레몬에게도 종이 아닌 사랑하는 형제로 대하라고 부탁하였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선녀 옷을 입고 날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궁궐에서 나온 공주를 만나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말씀을 이 땅에서 실천하면 이미 이곳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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