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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3 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14 조회수2,121 추천수9 반대(0)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교황님께서 제정하신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11월 달이면 저의 작은 형이 생각납니다. 10월은 가을이고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추석이 있어서 가족들이 모이고, 풍요롭습니다. 12월은 한해의 끝이라서 설레는 마음으로 지냅니다. 성탄이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달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뻐합니다. 11월은 가을과 겨울의 중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왠지 아련하고, 쓸쓸해 보입니다. 큰형은 부모님의 기대와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장남이기 때문입니다. 셋째인 저는 부모님께서 어딜 가시면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아직 어리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서 세 아들을 똑같이 사랑하셨겠지만 작은 형은 일찍 홀로서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11이라는 숫자는 다리처럼 생겼고, 젓가락처럼 생겼습니다. 우리는 다리를 이용해서 쉽고 편하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다리가 없다면 멀리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젓가락을 사용해서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 손재주가 좋은 것은 젓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작은 형은 어쩌면 다리처럼, 젓가락처럼 우리가족들을 위해서 일찍 홀로선 것 같습니다. 11월이 있기에 10월은 더욱 풍요로울 수 있었고, 12월은 더욱 빛날 수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세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날을 제정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셨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성서 말씀을 읽으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여러분이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아픈 사람을 위해서 왔습니다.”

 

착한 목자의 이야기도 해 주셨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예수님 곁에는 가난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라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그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 버렸다. 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당신은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합니까?” 율법학자는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당신도 그렇게 하십시오.”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글을 모르는 사람도, 세상의 지혜를 모르는 사람도, 특별한 수행을 하지 않은 사람도 구원하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진리의 길은, 깨달음의 길은 구원의 길은 아주 평범한 곳에 밝혀 놓으셨다고 합니다. 하늘의 별, 구름, 들의 꽃, 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평범한 일상의 삶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하느님의 진리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내가 세상을 변화 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내가 변하는 만큼 세상은 그만큼은 변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구원의 문제도 그리 큰 숙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리들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면 세상은 그만큼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가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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