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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15."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15 조회수1,511 추천수3 반대(0) 신고

 

마태 25, 14-30(연중 33 주일): 세계 가난한 이를 위한 날

 

연중 제 33 주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전례주년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 시기는 참으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말씀전례>는 예수님께서 반드시 오실 것과 그분이 오실 때 준비하고 깨어 있어야 함을 되풀이 강조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인 완벽한 아내의 모습을 들려줍니다. <제2독서>는 주님의 날이 도둑처럼 덮치지 않도록 빛의 자녀로서 복돈 희망을 품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있도록 촉구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탈렌트의 비유”를 통해 제자들이 소명을 깨우칩니다.

이 비유는 ‘관리인이 된 세 종의 이야기’입니다. 곧 주인은 먼 길을 떠나면서 자신의 종들에게 어마어마한 돈을 맡기고 떠납니다. 이는 종들에 대한 주인의 ‘믿음’을 드러내줍니다. 믿음의 표시인 이 탈렌트는 주인의 선물임과 동시에 그에 따른 과업(소명)이기도 합니다. 곧 이 선물은 잘 보관하라고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하고 베풀라고 주어졌습니다. 그러니 달란트(선물)는 열매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종자돈처럼 씨앗으로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십자가가 질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주어지듯이, 탈란트(선물)도 마찬가지로 열매 맺기에 충분한 “능력에 따라”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랜 뒤에 종들의 주인이 와서 종들과 셈을 하게 되었습니다.”(마태 25,19).

그렇습니다. 주인은 종들을 위해 “오랜 뒤에” 왔고, 충분한 시간과 사랑을 배려했습니다. 그리고 열매에 따라 셈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달란트를 잘 활용한 첫째와 둘째 종을 “착하고 충성스런 종”이라,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었던 셋째 종을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착하다’는 것은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착한 목자’에게서 알 수 있듯이, 주인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것이요, ‘악하다’는 것은 자신의 신변안전을 위해 주인의 선물을 땅에 묻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착하다’는 것은 선물을 주신 분에 대한 신뢰와 믿어주신 분께 대한 충성스런 태도요, ‘악하다’는 것은 주인에 대한 불신과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도 않는 데서 모으는 착취자로 여기는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물을 주신 분에 대한 태도는 결국 선물에 대한 태도를 불러왔습니다.

주인은 그들의 선물에 대한 태도에 따라 첫째와 둘째 종에게 말합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23)

 

그리고 셋째 종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25,26-28)

 

그렇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것은 모든 이에게 놀라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셈하실 것입니다. 그분을 믿고 말씀을 따라 합당한 열매를 맺는 사람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되겠지만, 열매를 맺지 못한 이들에게는 엄청난 두려움이 될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셋째 종만도 못한 사람이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께서 주신 선물인 달란트를 잃어버려 간직하지조차도 못해 돌려드리지 조차 못한다면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 날에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지지 않도록 깨어 준비하여야 할 일입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선물을 받은 이가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선물을 충실하게 열매 맺는 이라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선물을 주신 분에 대한 믿음과 충실함에 달려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종들인 우리를 먼저 믿으셨고, 믿으셨기에 능력에 따라 충분한 선물을 주셨고, 그 선물을 통해 하느님나라로 초대하셨습니다. 이는 하늘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첫째>는 탈란트라는 ‘은총’, 곧 하느님의 사랑, 먼저 주신 사랑이요, <둘째>는 은총에 따른 ‘소명에 충실함’, 곧 은총을 열매 맺기 위해 믿음과 사랑으로 기꺼이 ‘십자가를 지는 일’ 입니다. 그러니 ‘은총’과 ‘십자가’라는 하늘나라를 얻기 위해 이 지상에서 벌어지는 경기의 규칙인 이 둘은 이미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는 은총의 열매를 맺을 힘도, 십자가를 질 힘도 함께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우리는 은총 그 자체보다도, 십자가 그 자체보다도, 그것을 주신 분께 먼저 신뢰를 드려야 할 일입니다. 또한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기 위한 주님의 사랑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은총이나 십자가나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마태 25,15)

 

주님!

당신은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듯

제게 탈란트를 맡기셨습니다.

당신의 신뢰를 신뢰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제 안에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선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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