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15 조회수2,496 추천수11 반대(0)

한국에서 신부님이 한분 오셨습니다. 2월 달에 오셔야 하는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0월에 왔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한인 성당에서 사목하셔야 합니다. 신부님을 보니 작년의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적응하는데 3달 정도 걸렸습니다. 먼저 거주자 등록증을 받아야 하고, 운전면허증을 취득해야 하고, 각종 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처럼 뉴욕에 오면 뉴욕의 방식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한국에서의 생활과 사목을 고수하려하면 답답할 것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보다는 느리지만 기다리면 거주자 등록증도, 운전면허증도 받을 수 있고, 각종 보험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어두운 극장이 조금 있으면 눈에 익숙해지듯이 낯선 곳에서의 생활도 시간이 지나면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뉴욕의 가을을 만끽 할 수 있고, 센트럴 파크를 산책할 수 있고, 박물관을 방문하고, 뮤지컬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공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기쁘게 지내시기를 기대합니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기준에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은 무엇일까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같은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기도와 실천을 함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리고의 소경은 예수님께 간절히 청하였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앞서가던 사람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고 외쳤습니다. 그의 간절함을 예수님께서는 받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시 보아라.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소경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소경은 기도했고, 실천했습니다. 그의 신분과 능력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도했고, 실천했기에 구원받았습니다.

 

예전에 엘리베이터의 게시판에서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눈이 오는 추운 겨울에는 소나무와 전나무가 더욱 푸르다.’ 모든 것이 푸르른 여름에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시련의 때, 고난의 때에는 유독 그 푸르름이 돋보이는 나무가 있는 것처럼 주변을 보면 그렇게 자신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앙인은 세상의 흐름에 따라서 흘러가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줄 아는 용기와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흘러가는 삶은 살아지는 것이지 사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살아도 결국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주님은 소경의 간절함을 보시고, 보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 하는 것들은 빠르고 편하고, 쉬운 길만은 아닐 것입니다. 비록 느리고, 힘들고 어렵다 할지라도, 주님과 함께 가는 길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살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굳이 당신의 힘과 능력을 내세우지 않으셨습니다. 당신께서 세우신 질서와 법에 따라야 한다고 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선택과 결정을 전적으로 본인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이유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질서입니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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