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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세상이 만만해 보여야 믿음이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16 조회수2,135 추천수6 반대(0) 신고

 

 

 

 

2020년 가해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세상이 만만해 보여야 믿음이다>

 

 

복음: 루카 19,1-10

 



LORENZETTI, Pietro 작, (1325)  

 

 

 

    

 

오늘 복음은 세관장 자캐오의 회개입니다.

자캐오는 키가 작은 사람이었다고 나옵니다. 이는 그에게는 세상이 거인이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는 부자였기 때문에 돈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의 집에 머무시고 그가 예수님을 받아들이자 그렇게 크게 보이던 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왜 느닷없이 아브라함이 나올까요? 아브라함은 믿음의 성조입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성조가 된 것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하란을 떠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란을 떠난다는 것과 모리야 산에서 자기 아들 이사악을 바친다는 것과는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믿음은 세상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줍니다. 왜냐하면, 믿음이 들어오면 세상 것들은 힘을 잃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틴은 서른 살에 이혼한 여성입니다. 미국에서는 더 살아갈 힘이 없어서 남아메리카로 이주를 했습니다. 살아갈 길이 막막하여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인근 시골 카페에서 일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멋져 보였습니다. 그런데 카페 사장이 크리스틴의 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시작하면서 사정은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성희롱이 시작된 것입니다. 어떤 때는 당신은 가슴 때문에 팁을 많이 받는 거예요라고 말하기도 하였고, 이와 같은 성희롱은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횟수도 늘어났습니다. 그 사장은 두 딸아이를 둔 유부남이었습니다. 모멸감을 느꼈지만, 크리스틴은 외국인인 데다 살길도 막막하여 사장에게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크리스틴은 그나마 소속감을 느끼는 그 카페에서 버려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사장이 하는 성희롱 발언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습니다.

 

그러면 사정이 좋아질 줄 알았지만, 날이 갈수록 참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그 남자는 크리스틴을 부를 때 아예 이름 대신 속된 단어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는 친한 친구들 모임에 사장은 크리스틴을 초대하였고 수치스러운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내가 너무 작아지고 상처받은 느낌이라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없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뒤로도 그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너무 창피스러워 이런 일을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거인의 손에 잡혀 있는 아기 공주였던 것입니다.

 

그런 그녀도 친구의 소개로 에이미 커디의 TED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두 손을 허리춤에 대고 어깨와 가슴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런 원더우먼의 자세로 2분 넘게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을을 향해 걸어가는데, 어쩐지 자신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강한 자신이 느껴졌습니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 자신이 강력한 존재라는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자신을 지금까지 그렇게 크게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사장에게 빼앗겼던 자신의 모든 힘을 되찾은 느낌이었습니다. 크리스틴은 사장에게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를 묻는 사장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도 당신이 지금까지 한 짓이 잘못된 거라는 걸 잘 알잖아요. 당신도 사랑하는 딸이 둘이나 있으니, 당신이 내게 한 짓을 다른 사람이 당신 딸에게 하는 걸 원치 않겠죠?”

그리고 이런 일 때문에 그가 운영하는 카페를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아 앞으로는 더 나은 인간이 되라고 충고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작아지며 말했습니다.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크리스틴은 자신이 강해졌음을 넘어서서 자비로워지기까지 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에게 동정심을 느끼며 자신 안에 어떤 신성한 존재가 있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2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는 자비롭고 단호한 마음으로 카페를 떠났습니다. 그녀는 나중에 에이미 커디를 만나 울면서 이런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출처: 자존감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에이미 커디, 알에이치케이]

 

 

내가 세상을 이길 때 내 안에 신성한 존재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 힘만으로는 세상을 그렇게 만만하게 대할 수는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돈만 알던 자캐오는 세상의 난쟁이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재산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4배로 갚아주겠다는 말을 할 때, 그는 거인처럼 커졌고 자신 안에 머무는 예수 그리스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보고 하란을 떠나라고 했습니다.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큰 두려움입니다. 우리의 하란은 이 세상입니다. 돈과 명예와 쾌락과 애정입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거인이 되어 우리에게 두려움의 오랏줄로 옭아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안의 그리스도께서는 이것들을 떠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처럼 이것들을 떠날 수 있을 때 진정 우리 안에 예수님이 계심을 확신하게 됩니다. 세상 것이 작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그것’(It)은 어린이들의 죄책감으로 두려움을 일으켜 그들을 지배하는 광대 귀신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아이들이 더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여길 때 그 괴물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나중에는 손바닥만 하게 됩니다. 우리 안에 믿음이 들어올 때 우리를 옭아매고 있던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시는 말씀도 듣게 됩니다.

믿음이 없으면 세상이 나의 거인이 되고, 믿음이 있으면 내가 세상에서 거인이 됩니다.

 

 

 

   

     https://youtu.be/C6m2rZi2oU4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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